콩밭을 매며
한여름 땡볕
허리를 구부리고
무릎 꿇고 엉거주춤 앉아
풀속에 콩밭을 맨다.
척박한 이 땅에 너희 심어놓고
물 한번 거름 한번 주지 않아도
연둣빛 잎을 틔우는 너희들아
하이얀 꽃을 피우는 너희들아
너희가 자라
혹은 밥속 한 알 그대로
혹은 갈아지고 다시 뭉쳐
밥 상 위 반찬이 될 너희들아
비록 작고 여리나
너희는 이 땅의 노래이며
너희는 미래의 희망이 되리니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는구나
푸르게 제 멋에 웃자란
바랭이 쇠뜨기 잡풀들이
너희보다 튼튼한 뿌리로
너희 수분 양분 침노하기에
나는 콩밭을 매며
붉은 땀을 흘릴 것이며
지칠 줄 모르는 폭염으로
거미처럼 검게 늙어가리니
행여 콩으로 자라
잡풀보다 못하지 말고
콩으로 금빛 세상 만들어
농부의 미소 하늘에 띄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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