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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시]야자수(詩신호현)

원 시 인 2020. 2. 16. 12:57

[여행시]

 

야자수

 

 

 

이 땅 들짐승 먹지 못하게

하늘 날짐승 깨먹지 못하게

높은 가슴에 품어 올리는

고귀한 태초의 물

 

그 어둡고 험한 뿌리 끝

그 긴 줄기 타고 올라가

한 점 한 방울 정성으로

당신께 드리는 언어

 

낯설고 험한 땅

무더워 탁탁 숨 넘길 때

언어마저 서툴어 답답하니

땀으로 갈증마른 목

 

주막 같은 탁자에 앉아

여보 주인장 야자수 하나

따악 일인분 그만큼인데

빨대 두 개 같이 마신다

 

詩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