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아버지의 독백
내가 사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닌 걸
내 아버지의 아버지와
내 아들의 아들이 만나는
이 연평도에 무던히 사는 일
굳건히 지켜내는 일
때론 비바람이 불겠지
때론 천둥소리 들리겠지
그 소리 들으며 살아왔다지
그 노래 들으며 춤춰왔다지
우리네 사는 일에
어찌 죽음 잊을 수 있겠나
죽음의 공포보다 두려운 건
고향 없는 설움이겠지
그네들이 떠나라고
쫓기는 사슴처럼 내어준다면
이제 막 세발자전거 타는
내 아들의 아들은 어찌할거나
내 어찌 안중근이 되고
내 어찌 윤봉길이 되랴
꽃게잡이 어부로 살아온 반평생
내 땅 넘나드는 파도와 싸우리라
다시 해병이 될 수도
다시 투사도 될 수 없는 목숨
이 폭풍 치는 섬 연평도에
나무처럼 풀처럼 살리라
내 아버지의 아버지께 배운
붉은 꽃게 무리 잡아내는 법
내 아들의 아들에게 가르치며
그렇게 꿋꿋이 살아가리라
내가 사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닌 걸
詩 신 호 현
사진출처 : http://photo.naver.com/view/2009061808243276134
기간제 : http://cafe.daum.net/giganjedamoim/CcrH/79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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