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이건 아니잖아!
다시 5월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지만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심해지는 달이다. 만남에 있어서 100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100일 만남을 기념하는지 모른다. 교실에서 3월에 만남을 가진 학생들이 100일로 가는 5월은 친구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된다. 저 친구가 좋은 친구가 될지 나쁜 친구가 될지 결정되는 시기이며, 그동안 친구로 잘 지내다가도 친구관계가 어그러져 서로 싸우고 왕따시키는 일이 두드러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5월은 학교폭력이 가장 많은 달이라 할 수 있다.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해보자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작년에 분기별로 1회씩 시키라던 것을 올해는 한 달에 한 번씩 시키라고 했다. 그래서 학부모총회 때에도 진로 강연이나 자녀교육, 자기주도학습 등 학습 관련 연수를 했는데 올해는 경찰서에서 수사관이 나와 학부모 앞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새학기를 맞아 처음 학교에 오는 학부모들에게 학교폭력 대처요령을 알려주고 있자니 학교가 학습하는 곳이 아니라 폭력 소굴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예방교육 실시를 위해 교육과정 시간을 빼내어 실시했다. 강사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신고를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가. 작년에 학교폭력이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벌써 학교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건수가 2건이라는 것이다. 1학년에서 1건, 3학년에서 1건이다. 친구로 잘 지내다가 싸워서 같이 안 놀면 왕따당했다고 신고를 한다. 친구들이 욕하면 역시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한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에서 학교폭력의 유형을 너무나 친절하게 알려준 탓인지 친구간에 싸우고 열받으면 신고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경찰이 학교에 와서 조사를 하려면 학생들은 수업을 빼고 상담실에서 조사를 한다. 생활지도부장은 건강도 안 좋은데 하루종일 학생 불러내리고 상담하느라 하루 5시간 이상이다. 생활부 다른 선생님은 학교폭력 관련 설문고 각종 공문 보고에 정신을 못차린다.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가 밀려온다. 아이들을 불러 설득하고 화해시키려지만 요즘 들어 선생님들의 조언을 듣지 않으려 한다. 선생님들의 회초리가 인정되던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지도하고 회초리로 때려주면 가해자는 잘못을 사과하고 피해자도 금방 마음을 돌렸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똥고집이다.
피해자 자신의 잘못이 있었음에도 상대가 여럿이고 먼저 신고를 하면 피해자로 보호를 받는다. 가해자로 지목 받은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일러바쳐도 기분 나쁜데 경찰이 출동하니 오기가 생긴다. 그래서 처벌하려면 처벌하라고 오히려 배짱이다. 가해자가 배짱이면 피해자는 용서고 뭐고 꼭 처벌해 달라고 한다. 중간에 골치를 썩는 것은 생활지도부장이나 담임선생님들이다. 학교는 학교폭력 건수가 늘어나 이미지가 실추되기에 교감 교장 선생님까지 아이들을 상담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원만히 해결이 안 되면 부모들을 부른다. 부모들은 객관적 입장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한결같이 제 아이의 입장만 생각하여 일을 더 확대시키는 경향이 많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들이 다투면서 크는게 아니냐, 뭐 이 정도를 가지고 전학을 가느냐'고 성화를 하고,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반드시 전학을 가라고 하거나 처벌을 하라고 한다. 학교에서 어느 정도 학생들의 마음을 돌려놓고 부모를 부르면 부모들은 한수 위다. 역시 선생님들의 설득을 무시한다. 경찰에 신고되었으니 생활부장은 경찰의 요청을 받아 경찰 조사를 보조해야 하고 나름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야 하기에 그 준비를 한다.
누가 학교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가. 정책 입안자들은 책임을 안 지고 그 명령만 학교에 남아 학교를 어지럽힌다. 학생들 사이에는 하찮은 싸움에도 경찰에 신고를 하여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게 되었다. 학교는 배움의 장이다. 인간관계를 배우는 아이들은 서로 싸우고 토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싸움마다 경찰이 개입하고 처벌을 하면 이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이건 아니잖은가, 결과도 예측을 못하고 정책을 펴는 정책입안론자들의 심사숙고(深思熟考)가 절실히 요구되는 5월이다.
2013.4.27 신호현
'원시인세상 >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활의 주님을 만나자-3]문 닫고 있는 제자들(詩신호현) (0) | 2013.04.29 |
---|---|
[부활의 주님을 만나자-4]의심하는 도마(詩 신호현) (0) | 2013.04.29 |
선생님과 함께 하는 12길 문화산책(중부교육청) (0) | 2013.04.26 |
배화여중 이쁜 책갈피 디자인 (0) | 2013.04.26 |
알아두면 유용한 영어 202마디 (0) | 2013.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