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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중]꿈넘꿈터 당떨 이벤트

원 시 인 2022. 4. 29. 04:25

[배화여중]  2022 -1차평가 진로활동

 

꿈넘꿈터 당떨 이벤트

 

 

   배화여중 진로상담실에서 벌이는 이벤트다. 아이들이 진로 상담실을 찾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공부하다가 당떨어지면 초콜릿 먹으러 온다. 초콜릿이 반통씩 나간다. 원시인에게 진로상담을 하러 오는 것 절대 아니라 오로지 초콜릿이다. 물론 공짜는 없다. '방명록'에 자기의 꿈을 분명히 적어야 한다. 꿈이 없는 사람은 초콜릿을 안 준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이 처음엔 대충 적는다. '왜 그 꿈을 갖게 되었니?' '무엇을 하려고?' 원시인의 질문이 쏟아진다. 원시인의 질문에 당황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 답을 가지고 빨리빨리 대답을 한다. 빨리 초콜릿이나 달란다. 이번엔 '방명록 적기'로 초콜릿도 너무 많이 나가고(ㅠㅠ) 질문 내용도 바꿀 겸 앞으로 이벤트로 던질 질문들이다. 진로실에서 '상담한다' 하면 스스로 찾아올 아이들이 누가 있겠는가. 당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초콜릿이라도 줘야 오지.

   둘째는 체육 수업이 끝나면 목마르다고 물 마시러 온다. 체육시간에 목마르면 윤동장 한 켠에 우물로 달려가던 초등 시절이 떠오른다. 두레박으로 한 두레박 생수를 떠올리면 여러명의 아이들이 돌려 먹었던 시절이다. 그 때는 간염, 감기(코로나) 바이러스도 없었는지 모른다. 물을 먹고나면 친구들에게 뿌려대던 시절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진로실로 물을 먹으러 온다. 처음에 한두 명 원시인이 먹는 생수를 마셔도 되냐고 묻기에 '그래! 먹어라' 했더니 '진로실에 가면 물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번지더니 마구 달려온다. 종이컵을 한 번 먹고 버리니 물도 컵도 금방 없어진다. '애들아! 아무리 1회용 종이컵이라도 낭비가 심하다. 이름을 써서 잭장 안에 넣어둬라.' 아이들이 이름도 안쓰거나 이상한 이름을 써놔서 누구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원시인이 직접 학번과 이름을 쓴다. 책장에 1회용 종이컵이 수두룩하다.

   셋째는 간식을 먹으러 온다. 원시인 간식을 뺏어 먹는 재미란다. 원시인이 간식이 생기면 먹지 않고 장에 넣어두면 아이들이 먹어도 되냐고 묻고는 먹는다. 퍼즐 맞추러 오는 아이, 오목 두러 오는 아이, 과학 로봇 맞추러 오는 아이, 어항 물고기 보러 오는 아이, 장난감 앵무새 보러 오는 아이, 심심해서 왔다는 아이 등등 진로상담실이 놀이터다. 그래 공부하느라 힘들고 지치면 잠시 와서 물도 먹고, 초콜릿도 먹고, 간식도 먹고 놀다 가는 쉼터가 되거라. 사실 너희가 있어 원시인이 시도 쓰고 행복한 것이란다. 진로는 결국 '행복으로 가는 선택'이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진로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