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평]
그리움을 신앙으로 극복한 완숙한 삶
- 최돈애 시인의 '긍정의 삶'
1. 도입 - 나무에서 보는 긍정의 삶
나무가 하늘을 향해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다보면 어찌 즐거운 일 뿐이랴. 가끔은 거친 폭풍도 불어와 가지를 뒤흔들고 벌레들 즐거운 제맛에 잎들을 갉아 먹어도 나무는 누구를 탓하지 않고 폭풍의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애벌레들 다 먹고 배부를 때까지 기다려 준다. 한 번 나무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일이다.
말로는 꽃 피우고 열매 맺는 삶이라고 평하는 것이 쉽지만 꽃 한송이 피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햇빛을 지나치게 많이 쐬이면 잎이 말라 타 죽고 너무 어두우면 건강한 나무가 될 수 없다. 마른 나뭇가지 바라보면서 바람을 탓하랴, 애벌레를 탓하랴. 더운 햇빛도 땀 흘리며 감사히 받아 부지런한 광합성으로 양분을 만들고 차가운 바람이라도 웅크려 산소 호흡을 한다.
적어도 나무는 옆에 나무를 시기하지 않고, 욕심내어 다른 나무의 것을 빼앗지 않고 햇볕 한줌이라도 나누며 산다. 나무는 거짓말로 바람소리를 내지 않고 썩은 열매로 자랑하지 않는다. 어디 가지가 쭉쭉 뻗은 나무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것을 보았는가. 가지가 굽어지고 부러져야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굽어지고 부러진 상처를 긍정으로 살아내는 삶의 진리를 터득한 이유이다.
고은 최돈애 시인의 시집 『긍정의 삶, 내 마음이 물결쳐요』를 읽으면 삶의 진리를 터득한 완숙한 시인의 향기가 난다. 문학평론가 김호운 이사장(한국문인협회)은 "삶이 나무가 되고 그 나무의 그늘은 자신을 구원하는 믿음이 됩니다. 그것이 숲을 이룰 때 우리 삶은 웅숭깊어집니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문학은 배고픈 사람에게 당장 밥은 되지 못하고 전쟁소용돌이에 휘말린 사람이 이를 벗어나는 무기는 되지 못하지만 억압의 사슬을 풀고 자유 공간으로 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2. 전개 - 긍정으로 향한 날개
최돈애 시인의 시집 『긍정의 삶』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내 마음이 물결쳐요'에서는 시인의 사랑, 그리움, 외로움이 담겨 있다. 그 대상은 사랑하는 그대이고, 자식이고, 어머니이다. '2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시인이 섬기는 교회에 조용기 목사님과 김성혜 총장님을 그리는 내용으로 엮었다. '3부 삶이란 이런 거야'에서는 대상에 대한 따뜻한 미소가 엿보이며 거기서 느껴지는 삶의 진리를 노래하고 있다. '4부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에서는 통일을 소망하는 시인으로서 통일의 날을 그리워하며 애타게 부르고 있다. '5부 삶의 언덕을 넘어서'에서는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면서 완숙한 시인의 그리움과 외로움이 담겨 있다.
1) 그리운과 외로움을 긍정으로
최돈애 시인의 시도 역시 '그리움과 외로움의 노래'이다. 그리움은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이다. 시공을 초월한 초능력과도 같이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고 천왕성 명왕성 너머 우주를 떠돈다. 외로움은 그러게 시공을 초월해 달려간 사랑의 마음이 대상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을 때 무너지는 마음이다. 시인의 시를 살펴보자.
'당신을 그리워 우는 밤이면
다하지 못한 수많은 별을 헤아립니다
그래야만 온 세상이 편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번민일 것입니다'
- 詩 '그리움과 번민' [32쪽] 부분
. 조지훈의 '승무(僧舞)'를 떠올리게 한다.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 오고 //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라고 노래하듯 '당신이 그리워 우는 밤'에는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을 이기기 위해 별을 헤아리며 번뇌를 극복하고 있다. 사랑의 대상을 향해 그리움으로 달려갔는데 만나지 못해 돌아오는 외로움은 슬픔이다. 고요한 산사에 있거나, 세사에 시달리더라도 그리움과 외로움은 한결같이 달려온다.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그리움의 자리)가 아닌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무수한 날들 외로워서 별을 헤아리며 울고, 울다 지치면 시를 쓰고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시인에게 그리움과 외로움은 창작의 날개였으리라. 그리움과 외로움이 쉼표를 찍으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것이다. 꽃이 되고 나무가 되고 시인의 정원엔 따사로운 햇볓이 비친다. 다른 시를 살펴보자.
'외로움은
사치스러운 것
들판에 혼자 서서
바라보니
모두가 그랬고
아름다운 들꽃으로
바라보니
저 푸른 창공과 함께
모두가 행복과 평안으로
가득 채워지더이다'
- 詩 '외로운 날 혼자여서' [125쪽] 부분
'아하! 그랬구나.' 결국 시인은 그리움과 외로움을 넘어 '행복과 평안'으로 채우고 있다. 이것이 시인이 말하는 『긍정의 삶』이다. 나무의 긍정은 하늘 우러름에 있다. 세상은 나무를 하염없이 그립게 하고 외롭게 흔들어도 나무는 언제나 웃고 즐겁게 노래 부른다. 작은 벌레들을 품을 줄 알고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면 가지를 벌리고 나뭇잎으로 가려 보호해 준다. 시인이 지금 그런 마음으로 한 평생 살아왔다. 순간순간의 그리움과 외로움에서 하늘 향해 가지를 뻗어 하나님 주시는 '행복과 평안'의 긍정으로 달려가는 삶의 노래이다.
2) 신앙인의 성숙한 삶
최돈애 시인은 수직으로는 '오직 주님', 수평으로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로 완숙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멀리멀리 보내면 슬픔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완숙해지면 보석처럼 빛나는 글이 되고 시가 된다. 한세대 김성혜 총장을 보내면서 쓴 '김성혜 한세대 총장님'과 '별이 되신 조용기 목사님을 그리며'를 살펴 보자.
어찌 그리 무심이 가십니까
더 나이도 많으신 조용기 목사님을
홀로 두고 가시였나요
그리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예배드리기를 원하셨는데
가슴 아파 하시며 오산리 기도원에서 예배드리고
못내 서로 가시었습니까
- 詩 '김성혜 한세대 총장님' [49쪽] 부분
세계 최빈국 굶주리고 헐벗었던 시절
대조동 천막 교회에서 여의도 세계 제일 큰 예배당
그것은 야훼를 통해 꿈을 이루셨던 위대한 일
당신께서 남기셨던 업적의 사차원 영성
<생각, 믿음, 꿈, 말> 희망의 설교...
삶의 역사에 남아 별처럼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 詩 '별이 되신 조용기 목사님을 그리며' [50쪽] 부분
오산리 기도원에 가면 유난히 반짝이는 별들이 보인다. 정말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전쟁 폐허국 우리나라를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일깨워서 지금의 우리나라 '한강의 기적'을 가져오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만들었던 별들이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더욱 총총히 빛나는 이타적 삶은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십자가 사랑을 실천하신 분들이다.
조용기 목사님이 늘 강조하시던 '4차원의 영성'에서 '생각'은 나의 인생과 세계를 담는 그릇이고, '믿음'은 주체를 견고하게 만들어 세계를 바꾸는 힘이고, '말'은 자신의 입으로 인생의 집을 짓고, '꿈'은 미래를 만드는 재료라 했다. 최 시인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혜안으로 사차원 영성을 잘 기억해 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신앙의 길 위에 머물러 살게 하시며
기쁨의 근원이 주님을 알게 하시고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게 하소서'
- 詩 '기도' [62쪽] 부분
. '주님이 주신
날개 아래 머물러
행복해지는
둥지 틀고
무지갯빛 발하는 약속 안에서
슬퍼하지 않으리라'
- 詩 '희망을 꿈꾸고' [97쪽] 부분
최돈애 시인은 그리움과 외로움을 '신앙의 길'에서 오직 '주님 한 분으로 만족'하며, '주님이 주신 행복'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시인의 희망은 '무지갯빛 약속' 믿으며, 마침내 이웃을 향해 끊임없이 나누며 봉사하며 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봉사활동으로 웃으며 사는 모습을 가까이 본다. 봉사활동보다 더 긍정의 삶은 없다.
3) 통일시인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지향
최돈애 시인은 한국통일문학협회 임원으로 대한민국의 통일을 기원하는 시인이다. 시집 곳곳에 통일의 숨결의 담겨있다. 대한민국이 남북으로 갈라진지 80여 년이 되어간다. 좌우의 대립은 갈수록 치열해져 이제 정점에 달했다. 인간은 매듭을 잘 짓지만 스스로 풀지는 못한다. 서로 멱살 잡고 좌우로 흔들이다 어느 순간에 벼랑으로 떨어져 함께 망한다.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도 포로생활 70년만에 귀환시킨다. 우리나라는 이제 분단 80년이다. 대한민국이 세계무대에서 솟구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인도해 주시는 이유이다. 애국가 첫 구절이 '하나님이 보우하사'이다. 세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결혼법으로 쓰러져 가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들어 쓰시려면 포로된 북녘 백성을 풀어 주셔야 한다. 시인의 작품을 통해 시인이 통일을 갈구하는 모습을 살펴보자.
급하게 내려오다
마주친 이름 모를 꽃 한송이
왜 이리 그리울까?
다시 오르려면
겹겹이 철조망 걷히고
세습이라는 주체사상
평화 통일이라는
깃발이 있어야 된다는데
길잡이가 되어줄 그리운
사랑이여 어서 오소서
영원히 아름다운 자유의
빛으로 피게 하시옵소서
- 詩 '북한산 그곳에 핀 꽃 한송이' [101쪽] 전문
최 시인은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마주친 꽃 한송이를 보면서 북녘 동포들을 바라보는 생각의 전이를 쓰고 있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이라는 말이 있다.'자나 깨나 잊지 못한다'는 말로 시인은 겹겹이 철조망에 갇혀 사는 동포들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고 있다. 3대 세습이라는 독재 왕조에 갇혀 사는 모습을 이름 모를 한송이 꽃으로 형상화 하고 있다. 평화통일을 이끌어 줄 길잡이 '그리운 사랑'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폭압과 굶주림에 목숨 연명하는 북녘 동포들을 생각하면 시인은 하루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더구나 소한 대한을 앞둔 이 시절에 뼛속까지 한기가 도는 북녘에 '영원히 아름다운 자유의 빛'으로 피게 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북녘 동포들을 잊고 살아도 인류애의 뜨거운 가슴을 지닌 시인은 가슴이 아파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산행을 하듯 2행씩 묶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꽃 한송이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발자국마다 스며오는 북녁 동포에 대한 사랑을 시로 쓰고 있다. 내재율이지만 곡을 붙이면 그대로가 노래이다. 세습과 주체사상이라는 직설적 언어만 숨기면 아름다운 통일을 기원하는 노래가 될 것이다.
스산한
바람이 스치는 날
북에 두고 온 사랑이
그리움 되어
가슴을 움켜잡고
훠이훠이 날아가
그대 품에 안기고 싶소
이제 몇 대 세습이랑
걷어치우고
군림하는 제왕이 아닌
사랑으로 이천오백만
백성을 사랑으로 보듬으소서
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 詩 '통일 연가' [102쪽] 전문
최 시인에게는 북에 두고 온 사랑이 있다. 사랑하면 모두가 연인이고 미워하면 모두가 적이다. 시인은 북녘 동포 모두가 하나하나의 사랑이다.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에 달려가 안기고 싶은 연인이다. 이천 오백만 연인을 가두고 세습하는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백성을 사랑으로 보듬으소서 / 자유를 누리게 하소서'라고.
파란 하늘
가슴을 펼쳐 바라보니
빛과 바람과 구름도
하나 되어 자유로이 오가는데
내 사랑하는 동산에 씨앗 한 톨
저 북녘땅에 남긴 채
피지 못한 한 맺힌 절규가
휴전선 철조망에 걸렸구나
우리도
한번 자연을 닮아 보세
경제 대국 이루어
자유대한으로 모여 보면
통일은 가까이 와 웃고 있다
- 詩 ' 휴전선 철조망 ' [102쪽] 전문
철조망을 드리우는 것은 인간의 욕심이다. 가진 것을 잃지 않고 내 영역이 더 이상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이다. 인간의 아집은 바벨탑처럼 하나님께 도전하기도 하고 욕심꾸러기처럼 혼자 다 가지려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나눠주면 서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양보하고 사랑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더 가지려는 것이 인간이다.
내게 주어진 땅이 내 땅인가. 네게 맡겨진 물건이 나만을 위한 전유물인가. 어차피 죽으면 빈손으로 하늘나라 들어가는 것을 아웅다웅 싸우며 사는 인간들이란 참으로 안타까운 존재들이다. 내가 가둬서 착취하는 노예처럼 북녘 백성들을 철조망으로 가둬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하는 수괴는 누구인가. 내 땅 네 땅 나누는 소꿉놀이 이제 그만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2인용 책상에 앉으면 어느 날에 분명 금을 긋는 놀이 해보았잖은가.
'우리도 / 한번 자연을 닮아 보세'라는 시인의 외침처럼 나누고 갈라치기 없는 자유 통일 대한으로 모이면 다같이 잘 사는 대한민국 세계 속으로 뻗쳐나갈 것이다. 북녘은 굶주림 속에서 무너지고 남녘은 배부름 속에서 서로 싸우고 있으니 통일의 김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어느 솥이 먼저 끓어오를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기도하게 한다.
3. 정리 - 물결치는 긍정의 삶
시집을 한 권 읽어도 그 시집 속에 피어 있는 시인의 꽃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시인은 주제와 시상을 감추려고 비유, 상징, 반어, 역설, 풍자의 기법을 동원하지만 최돈애 시인은 소탈하여 감추려 하지 않는다. 뒤틀어 애매성과 모호성을 연출하지 않는다. 낯설게 하기로 '이상한 나라'를 구현하지 않는다.
매사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 하나님께 숨기려는 기도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최 시인의 가슴은 따뜻하다. 내면에 외로움과 그리움을 삭여 구수한 진실의 언어로 담아낸다. 외로워 본 사람만이 외로운 사람을 알아보듯 시간과 물건을 아끼지 않고 봉사하는 사람이다. 앞에서도 한번 서술했지만 봉사가 가장 긍정의 삶이다. '도전 한국인 송파 33인상'을 수상했다. 외로운 사람을 안아줄 수 있는 마음 넓은 시인이며, 사랑의 시인이다. 감사하는 마음과 따뜻함 마음으로 대상의 무표정을 녹여 함께 잔치를 베풀고 춤을 춘다. 끊어지지 않는 노래가 시집을 펼치면 들려온다.
시인은 통일 시인으로 남고 싶어 한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과업이다. 시인이 통일을 외면하면 통일은 영원히 멀어진다. 남들이 '통일은 안 되요' 부정하더라도 시인은 통일을 노래해야 한다. 통일만이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한 도약이다. 한국통일문인협회 재무국장으로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저 어두운 북녘땅 문학으로 통일의 빛을 비추자 라는 뜻이다. 두 번째 시집 발간을 축하하며 더욱 발전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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