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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에서(詩 신호현)

원 시 인 2010. 5. 14. 22:28

쌍계사에서

 

 

 

한 잔 술 마시고 쌍계사 오르려니

입구에 사천왕 무섭게 가라하네

왕년에 취권으로 한 판 이겨 오르니

 

알딸딸 어찔하니 열반에 오른 듯

수려한 자연경치 맑고 시원한 공기

신선들 고향이 멀리 따로 없구나.

 

이승과 저승 두 갈래 흐르는 물

이곳에서 만나 쌍계사라 칭하니

선사의 도풍을 왕들도 흠모했다네.

 

고풍의 대웅전 풍경소리 맘 비우고

이슬로 내린 약수 한잔 들이키니

속세의 그물 같은 술이 확 깨는도다.

 

산새소리 바람소리 들려주는 음률들

흥에 겨워 발걸음 사뿐히 걸으니

곱기도 고운 범패의 발원이라

 

시간 모르고 아름다움에 젖어드니

이곳에 머물면 사시사철 천국이라

세상사 잊고 사는 열반이 따로 없네.

 

다시 올 약속 하나 부처님께 아룁고

한 걸음 한 계단 바람처럼 내려오니

꿈꾼 듯 아득한 그리움이 솟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