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를 보는 눈-1>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1. 혁신혁신학교 운영을 위한 연수
우리 배화여중은 지난 1월 10일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 받았다. 초등학교 5개교, 중학교 1개교 모두 6개교중 우리 학교가 중학교에 포함된 것이다. 그래서 혁신학교 운영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24일 사당동 삼일초등학교에서 6개학교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각 부장교사, 기획 교사들이 모여 혁신학교 운영 전반에 관한 연수를 받았다.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신규학교 2개교에 대해 혁신학교 지정을 호소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는 것을 보면 혁신학교 지정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열정이 강한 학교들의 소망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해에 혁신학교로 지정을 받은 배화여고에 이어 우리 배화여중도 지정을 받아 앞으로 연간 1억여 원씩 4년간 지원받는다. 사립학교이면서 특별히 재단의 지원을 받지 못하기에 우리 배화 선생님들은 다른 학교보다 교육청 사업을 몇 배로 더 열심히 받아와 일하고 있다.
작년에도 예비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 학급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등 교사연수, 학부모 연수, 수업활동 지원, 워크숍, 협의회를 지원하였으며, 영어중심형 교과교실제를 통해 영어수준별 수업의 전형을 이루었으며, 예술 중심 창의경영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뮤지컬 수업 강사비, 뮤지컬, 음악회, 예술 물품 구입, 체험활동 등을 지원하였다. 또한, 수학과에서는 창의인성교육 사업을 실시하였고, 도덕 사회과에서는 평화학급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하였으며, 서울시 자기주도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십 프로그램과 자기주도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밖에도 과학과를 중심으로 STEAM 융합인재교육으로 다른 교과와의 통합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교육복지 사업으로 저소득층 소외 계층 지원에 노력하였다. 학부모 학교참여지원 사업을 통해 학부모와 연대하는 교육활동을 지원하여 필운제 때는 학부모가 교사와 학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였으며, 방과후 수업 운영과 토요스포츠 클럽 운영 등으로 선생님들은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제 다른 사업은 작년에 이어 계속 되겠지만 혁신학교의 시작이다. 예비혁신학교를 통해 혁신학교가 가야할 방향을 연수하고 교무실에 책을 비치하고 그것도 부족해 책을 사서 손에 쥐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선생님들은 아직도 혁신학교를 잘 모른다고 두려워하신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뿐인가! 혁신학교를 컨설팅하러 오신 컨설팅 위원들도 혁신학교를 한 마디로 정의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기 일쑤다. 뭐 혁신학교가 찰떡이라도 된다면야 콩가루에 얼버무려 한 입에 쏙 넣어 먹으면 그만이겠지만 혁신학교가 그리 만만치 않은가 보다. 무슨 커다란 호랑이도 아닌데 두려워할 일이 무엇인가? 그래서 혁신학교의 실체를 진단하고 나름 혁신학교를 정의해 보고자 한다.
2. 혁신학교의 발생과 기본적인 틀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에는 혁신학교에 대해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라고 정의하면서 '학급당 25∼30명, 학년당 5학급 이내의 작은 학교 운영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맞춤형 교육을 하는 새로운 학교의 틀로 입시 위주의 획일적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으로 혁신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주고, 교육 과정의 다양화ㆍ특성화를 통해 공교육 정상화 및 다양화를 추구한다.'라고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말은 참으로 좋은데 혁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의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막상 현장에서 혁신학교 업무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것은 현재 공교육의 획일적이고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현해 보고자 하는 뜻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혁신학교는 핫 이슈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진보교육감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서 도입되었다.
혁신학교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 시작한 교육 혁신의 바람은 아니고 이미 유럽이나 서양의 선진교육에서 추구하고 있는 교육의 흐름이다. 이미 공교육의 위기의식은 어쩌면 공교육이 시작된 1600년대에서부터 학교교육을 부정하는 학자들에게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탈학교와 사회>에서 일리치는 탈학교를 주장하면서 학교의 존재를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를 가치의 제도화가 양산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역설하고 학교라는 제도화의 틀 속에서 인간이 그에 틀에 맞게 맞춰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공교육의 위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도구와 되어가는 인간교육에 대한 위기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학자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공교육을 폐지할 대안은 없었다. 아무리 혁신학교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학교'라는 틀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고 그 중심의 힘이 교육청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혁신학교가 제 아무리 혁신을 부르짖어도 대안학교의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교육의 위기의식에서 발로한 혁신학교가 '대안학교로의 귀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차터스쿨(CHARTER SCHOOL) 이라는 것이 있다. 차터스쿨이란, 주 및 지방 당국의 규제 없이 주로 학부모, 교사, 지역단체 등이 공동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학교를 운영하는 특수화된 공립 교육 기관을 말한다. 그리고 2015년까지 공립학교의 15%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공립, 사립학교가 차터스쿨이 되려면 교육위원회에 교사 학부모들이 만든 헌장(Charter)을 제출하고 ‘운영계약’을 맺어 설립 인가권을 받으면 된다. 학교는 학기 일정, 교육 목표, 교육 과정, 수업 운영, 교과목 편성 등에 대해서 전혀 규제를 받지 않고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 민간단체 등이 자체로 정한 목표와 규정에 따라 완전한 자율권을 가지고 교육한다.
그러나 계약서의 목표를 충족하고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 교육위원회는 학업 성취도 등을 평가해 학교의 운영을 심사하며 대체로 계약 기간은 초기에는 3년이고, 그 다음에는 5년 주기로 연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인가가 취소되거나 폐교되기도 한다. 차터스쿨의 모든 운영은 이렇듯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몇 가지 제약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반드시 비종교계 학교여야 한다는 것이고 하나는 최소한 75% 이상은 자격증을 가진 교사로 충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실시하는 혁신학교는 사실 차터스쿨과는 다르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공동체 학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헬레네랑에 학교, 발도로프 학교, 프랑스의 프레네 학교, 스위스 바젤의 슈타이너 학교 등의 영향을 받았다. 최근에는 일본의 ‘배움의 공동체’에도 영향을 받아 수업혁신에 있어서 '배움의 공동체'수업을 배우려는 노력이 혁신학교의 바람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혁신학교는 외국의 학교교육과정 모형을 그대로 도입하는 것만이 최선의 과제는 아니다.
혁신학교의 기본적인 틀은 첫째, 학교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존의 학교 중심의 사고를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들의 사고가 학생중심으로 변환되어야 한다. 그게 혁신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교사중심으로 이끌어온 우리 교육에 학생중심의 틀이 정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둘째, 평가중심의 겉치레를 떠나 내실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공교육에서 학교교육을 변화시키고 이끌어가는 힘은 교사 개인의 인성과 열정의 마인드가 아니라 평가와 보상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문제이다. 셋째는 획일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을 시도해야 한다. 자연의 모든 것은 같은 것이 없는데 인간은 오로지 같아야 함을 추구하고 있어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넷째는 타율에서 자율로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타율이란 오랜 경험에서 실수하지 않을 것을 강요하지만 자율은 실수를 통해 깨달아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스스로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도록 참고 기다려야 하고 오히려 거름을 주고 물을 뿌려 북돋아야 한다.
3. 혁신의 대상과 문제점
혁신학교에서 혁신되어야 할 대상은 첫째, 학교 관리자이다. 여기서 관리자는 학교장이나 교감만이 아니다. 학교장의 혁신을 가로막는 교육청의 교육정책과 평가의 잣대가 혁신되어야 한다. 말은 혁신학교를 운영하라 하고 학교평가 교원평가의 잣대로 평가하여 학교운영비를 주고 교원 성과급을 주려는 태도는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비혁신적 요소라 할 수 있다. 둘째는 교사의 마인드이다. 자율적인 교사의 사고를 탓하기보다는 서로 모여 협력하고 함께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학교의 시작은 어느 한두 교사의 마인드 속에서 비롯되지만 혁신학교를 이루는 것은 교사 공동체의 협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셋째, 학부모의 기대이다. 혁신학교는 올바른 인간교육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다른 학교처럼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성적이 좋아 우수한 상급학교를 많이 가는 학교로 가자는 것이 아니다. 넷째, 학생들의 태도이다. 혁신학교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탐구하면서 배움을 터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전처럼 교과서 중심의 강의식 수업은 지양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탐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평가도 지필평가보다는 과정평가로서의 수행평가를 늘려가는 교사의 의도를 이해하고 교사 평가에 순응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사회 구성원이다. 교육은 학교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모든 환경이 교육 환경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적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
지금 경기도나 서울에서 실시하는 혁신학교의 문제점은 혁신학교의 운영을 위해 혁신학교 운영비를 지원해 주지만 그외 혁신을 위한 커리큘럼 지원이 혁신학교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단 교육과정이나 수업일수 조정이 불가한 상태에서 혁신학교 외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나 토요스포츠, 스포츠클럽, 창체활동, 2명 담임제, 집중이수제에 따른 강사지원, 수준별 수업, 교과교실제 운영, 각종 연구학교 운영, 학교 평가, 성과급제, 교원평가 등이 다른 학교와 동일하게 실시되고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나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것 다 따르다 보면 정작 교사들의 혁신 역량을 불러내고 적용시킬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혁신 지원비가 혁신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 아니라 주어진 돈이 또 하나의 과제가 되어 돈 쓰기 위한 활동에 불과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변화하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기다릴 여유가 없이 돈을 써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혁신학교가 진행되면 이도 저도 아닌 모습으로 돈잔치나 벌이게 된다.
4.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혁신학교는 학교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교사는 가르치는 것에서 자기효능감과 보람을 얻고, 학생은 스스로 탐구하고 배워나가고 친구들과 협력하고 나눔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학부모는 내 자식만이 아닌 모두가 이 나라의 미래라는 넓은 마음으로 교육을 기대하고 도와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 연수에서 우리학교 컨설팅을 맡은 성심여중 신인식 선생님은 "교육의 혁신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이 우선되어야 한다." 고 했으며, 서울 강명초등학교 이부영 선생님은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말을 바꿔 "학교문화가 민주적으로 바뀌면 수업은 저절로 바뀌게 된다."고 역설하면서 "소통과 협력 없이는 혁신학교를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교육에 큰 뜻을 가지고 있다. 교사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현재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학교생활이 즐거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높고 원대한 꿈을 펼쳐 기쁨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꿈과 요구를 바르게 가꿔나가는 것이 혁신학교이다.
이쯤에서 '혁신학교란 무엇인가'를 정리해 보자. 혁신학교란 "우리 모두가 바라는 학교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학교"이다. 예나 지금이나 삶의 큰 뜻을 펼치는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교육에 큰 뜻을 두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내가 돈을 많이 벌면 학교를 세워야지.'라든가, 아니면 "우리 마음 맞는 몇 명이 모여 학교 하나 세우죠?"라는 요구에 부응하는 각자 저마다의 꿈이 모여서 만들어가는 학교가 혁신학교이다. 거기에는 마음이 맞는 사람만이 아닌 마음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맞춰가는 '협력의 우리'가 필요한 것이기에 민주적 바탕이 요구된다.
그러니 혁신학교는 학교 구성 모두가 원하는 학교를 민주적 바탕에서 만들어가는 학교이다. 이런 학교를 만들어 보라고 교육청에서 1억 내지 1억 4천을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다. 일 스트레스를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줄 테니 정말 누구나 원하는 학교, 바람직한 학교, 소망이 되는 학교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떤 사업을 하라고 한 학교에 1억씩 지원해준 프로그램이 있는가.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그러니 싸우지 말고 협력하여 혁신학교를 만들어 보라.
참조 사이트 : 경태영의 혁신교육 이야기
<혁신학교를 보는 눈-2>
혁신학교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 바로가기 http://blog.daum.net/phshh/15782302
'원시인세상 >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 2013(너희들만이 희망이다-詩 신호현) (0) | 2013.01.29 |
---|---|
졸업생 서◉◉이 보내온 글(글짓기와 나의 진로) (0) | 2013.01.27 |
배한성의 고전열전 (0) | 2013.01.21 |
[감동추천]인생, 정면 돌파하라(아르바이트의 달인 이종룡) (0) | 2013.01.16 |
[감동추천]엄마,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김희아님의 동영상 (0) | 2013.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