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너희들만이 희망이다-詩 신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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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뿌린 텃밭에 더 큰 사랑 열린다
아이들은
그대로가 금쪽 텃밭
인사를 심으면
열 배의 인사가 자라고
사랑을 심으면 백 배의 사랑이 열리는
노래의 씨 뿌리면 아름다운 성악가로 자라고
웃음을 던져 주면
웃음꾼 되어 찾아온다
-'아이들' 몇 토막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원시인'이라고 불리는 시인 신호현. 여기서 말하는 원시인은 진짜 '원시인'이기도 하고 '원래 시를 쓰는 시인', '고향'이란 뜻도 숨겨져 있다. 옛말에 "뿌린대로 거둔다"고 했듯이 시인 신호현은 스스로 가르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과 스스로 삶에게도 뿌린 그대로 거둔다는 '깊은 믿음'이란 씨앗을 뿌린다.
'아이들'이란 시도 마찬가지다. 그가 "인사를 심으면 / 열 배의 인사가 자라고 / 사랑을 심으면 백 배의 사랑이 열"린다는 시를 쓰는 것도 뿌린 대로 거두기 때문이다. 시인 신호현이 펴낸 네 번째 시집 <선생님은 너희를 사랑한단다>(모아드림)를 펼치면 이 시집 텃밭 곳곳에 '학생 사랑'이 싹트고 있다. '수업을 들어가며' '사랑 편지' '묵비' '가지치기' '기억' 등 104편이 그것.
"아이들을 끊임없이 사랑할 것"이라는 신호현 시인. 그는 시인의 말에서 "아이들이 붙여준 원시인이라는 별명이 갈수록 정감이 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원시인은 뭘까. "오래전부터 시는 원시인의 고향"이며 "시로 서로의 만남을 기뻐하고 나누며 시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원시인'과 같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는 법을 안다. 그는 "비록 땅은 척박하나 / 우린 작은 씨 뿌리고 / 비록 바다에 태풍 부나 / 우린 작은 그물"을 던진다. 왜? "목마름이 너희 거름되고 / 흔들림이 너희 생명 되어 / 밤새워 아무도 모르게 /큰 열매로 자라는 너희"(너희들만이 희망이다)이기 때문이다.
시인 신호현이 펴낸 새 시집 <선생님은 너희를 사랑한단다>는 스스로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바치는 지독한 사랑이다. 시인에게 시와 아이들은 같은 '사랑'을 먹고 자라는 더 큰 스승이다. 사랑주기를 아낄 수 없는 피붙이 같은 제자다. 시인이 시와 아이들을 제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까닭도 서로 이 세상을 거칠게 할퀴는 바람막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이종찬 기자)
KBS 시청소감 : http://nbbs.kbs.co.kr/section/board/bbs_view.html?bbs_cd=2td_school_bbs&seq=77815&goto_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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