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일본해’ 아닌 새 이름으로 거듭나야
지난 6일 미국 버지니아 주 하원 의회에서 미국 내 50개주 중 최초로 공립학교 교과서에 ‘일본해(日本海, Sea of Japan)’와 ‘동해(東海, East Sea)’를 의무적으로 병기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한다.(본지 8일자 1면, 4면) 15만 한인 동포의 눈물어린 협력으로 이뤄낸 쾌거이니 한국인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다.
‘Sea of Japan’은 1929년 일제 식민지배 당시 IHO의 전신인 국제수로국이 해도집을 발간하면서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데 기인한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할 당시의 표기를 해방된 지 70년이나 되었음에도 바로잡지 못하다가 이번 버지니아 주를 기점으로 바로 잡아나가는 초석이니 뜻깊은 일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있는 바다를 어느 한 나라의 바다로 부르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영해권으로 따져도 독도를 기점으로 200해리는 동해에 속하고, 일본의 오키 제도를 기점으로 200해리를 일본해라 하고 나머지는 공해로 인식하고 있기에 국제법으로 따져도 '동해/일본해' 공동표기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동해/일본해’의 공동 표기가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지중해의 경우 15개국 이상의 나라가 공동 표기하지 않고 지중해(Mediterranean Sea, 地中海)라는 이름으로 명칭에 따른 분쟁을 끝냈다. 각기 제나라의 이름으로 공식 표기하려 하거나 공동 표기를 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새로운 이름으로 거듭나야 분쟁이 끝날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바다를 동해라고 해야 하듯이 일본은 분명 일본해라 주장할 것이다. 일본은 일찍이 동해뿐만 아니라 독도에 대한 야욕을 품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분쟁지역으로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보다 우위인 경제력과 인지도를 활용하여 열강들의 합법적 지지를 얻어내면 독도를 강제로 빼앗을 전략이다.
두 나라의 영해가 공동으로 포함되어 분쟁이 일어나는 바다는 분쟁을 통해 또다시 힘이 강한 나라가 빼앗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초래될 수 있다. 그러니 지중해처럼 나라간의 이익을 떠난 새로운 이름을 짓고 협의하여 부르면 된다. 예를 들어 ‘사랑해(사랑海, Sea of Love)’라든가 ‘평화해(平和海, Sea of Peace)’로 부른다면 더 이상의 시간, 경제, 감정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외교통상부나 대통령이 직접 제안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이다.
동해를 ‘사랑해’나 ‘평화해’로 부르면 또 다른 이익으로 독도 침략의 야욕도 잠재울 수 있다. 두 나라는 현 상태에서 서로의 주권을 인정하고 사랑과 평화를 지향하는 바다, 공동의 교류로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바다로 거듭나야 한다. 이웃간의 분쟁을 서로 해결하지 못해 같은 동네에 힘센 집에서 어떻게 부르는가를 따져 자기 것이라 우긴다든가, 가난한 다른 집에서 어떻게 부르는지에 따라 내 편 네 편을 갈라 도와주지도 않고 괴롭힌다면 이 또한 우스운 일이다.
신 호 현(시인, 배화여중 교사)
표그림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08/20140208000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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