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목리 환생
시골에 살면서
급하게 서울 갈 일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읍내에 갔다가
터미널에 놓고 버스를 타고 갔다
복잡한 서울
지하철을 타고 돌면서
편리하게 시간 맞춰 다녔다
차 안 가지고 오길 잘했다 했다
내려오는 길에
버스터미널 주차장에 들러
차를 가져오는 것을 깜박 잊고
시외버스 타고 들어왔다
자전거를 타고
차를 가지러 가야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읍내로 가지 않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길도 낯 선 시골길
오르막 길에 내리막 길에
가다가 신선처럼 수염이 하얀
어떤 아저씨같은 할아버지께 물었다
열목리 가려면 어떻게 가요
저 아랫동네가 열목리라오
열목리에 큰형님의 친척 사돈이 산다
아이들 먹을 과자라도 사서 들어가야지
할머니께 과자 사는데
빼꼼이 열린 문 사이로
TV를 보면서 누워 있는
잘생긴 어린이 하나 날 본다
어라 셋째형이다
어렸을 때 보았던
둥글넓적한 잘생긴 얼굴
말없이 손 내밀어 악수한다
8년 전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 떠난 셋째형
어디서 무얼 하나 궁금했는데
시골 동네에서 다시 태어났구나
생생한 꿈에서 깨어나
인터넷에서 열목리를 쳐보았다
진짜 있으면 가보고 싶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그래 어딘가에
전생은 까맣게 잊고서
그리움도 안타까움도 잊고서
어딘가에 다시 살고 있겠지
그래 그렇게라도
다시 살아 있으면 되지
비록 형제가 떨어져 살아도
그대로 다시 살아 있으면 되지
2014. 12. 12
아침 꿈을 시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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