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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꿀맛사이버논술경시대회 심사를 마치고

원 시 인 2010. 8. 5. 09:58

 

 

 

 

                               논술 경시대회 심사를 하면서

  지난 6월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실시한 제3회 꿀맛사이버논술경시대회에 참가한 총 작품 수는 1305편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다. 산더미처럼 쌓여진 원고를 꿀맛사이버논술지도교사들이 교수학습센터에 모여 1차 심사를 했다. 먼저 심사 기준을 정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A, B, C’의 3등급으로 나누고 그 3등급에서 각각 ‘A+, A, A-’의 3등급으로 나누었다. 총 9등급의 작품 중 상위 122편을 선정하여 본선 진출시켰다. 7월 14일(월) 14시에 교수학습센터에 직접 나와 본선을 치러 61명을 시상하게 된다.

  이번 대회는 작품수도 많았지만 논술문의 수준이 지난 해보다 우수하여 본선 진출작을 선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작년에는 일선 학교에서 논술의 붐이 일어 응모자가 늘었고 그만큼 실력이 다져진 학생들이 많았다. 선발된 학생들의 출신교도 어느 학교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논술 경시대회를 심사하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내용이 좋은데 분량이 과다했거나 부족하여 기준 미달로 탈락하는 작품이 많았다. 또한 논술의 기본 조건을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단락이나 형식이 부족하여 탈락한 것이 많았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많이 참가시키려고 수행평가에 반영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억지로 쓴 모습이 보였다.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논술의 형식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

1) 분량 미달 및 초과가 많았다.

  논술 경시대회에서 분량을 1,200자 내외로 쓰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1,200자 내외라 하면 ±100자를 해서 1,100~1,300자인데 1,100자 이하나 1,300자 이상이 되는 작품은 탈락 시켰다. 심지어는 800자 미만의 작품도 많이 보였다.


2) 소속과 이름을 정확히 쓰지 않은 작품이 많았다.

  1,300여 편의 작품을 출력해서 번호를 정하고 학생마다 목차를 정하여 평가를 하는데 ‘소속과 이름’은 기본인데 이를 무시해서 심사를 어렵게 한 작품이 많았다. 사이버 세대의 맹점인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잘 적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결과이다.


3) 단락구성이 안 된 글을 볼 수 있었다.

  단락구성은 글의 생명이라 할 수 있다. 단락이 구분되지 않은 채 글을 제출하면 완성된 글이라 할 수 없다. 심사위원들은 일단 단락이 구분되지 않은 글들은 탈락시키기로 결정을 했다. 대부분 잘된 글은 단락도 잘 구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4) 논술문의 기본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많았다.

  논술문의 기본 형식인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숙지하지 못한 채 쓴 글들이 많았다. 서론에서 ‘고령화 사회에 원인’을 장황하게 늘어놓다가 결국 본론에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서론이 지나치게 길거나 결론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았다.


5)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부족한 글들이 많았다.

  글을 쓸 때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기본이다. 철자가 틀리고 띄어쓰기가 많이 틀린 글도 탈락을 시켰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원고를 작성하고 원고지에 옮기는 과정에서 칸이 들어가거나 글자가 지워지면 고쳐서 올려야 하는데 그냥 올려 원고가 그러므로 글쓰기 연습을 할 때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연습해야 한다.


6) 원고지에 올리지 않고 한글 파일로 올려서 분량이 초과된 작품이 많았다.

  원고지에 글을 쓰다보면 그 양을 가늠하여 핵심적인 내용만 쓸 수 있는데 한글 파일로 작성하면 분량이 늘어나 어절 수 없이 탈락시킨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논술 경시대회는 제시된 원고지에 올리는 것이 필수이다.

2. 논제나 조건에서 벗어난 경우

1) 제목이 글 전체 내용을 반영하지 못했다.

  제목은 그 글의 전체적 흐름을 주도하는 글의 중요한 요소이다. 제목이 없이 주장을 펼쳐나가는 글은 글의 중심이 없어 일관성을 잃기가 쉽다. 그러므로 논술문을 작성할 때에는 제목을 잘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목은 글 전체의 내용을 함축시키거나 논제의 방향을 암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고령화 사회”, “고령=한국” 등의 제목을 볼 수 있었으며, 제목에 문장부호를 적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2) 객관적이지 못한 근거나 자료를 들은 경우가 많았다.

  제시문에서 표를 제시해 주었음에도 단순히 자신의 견해만을 내세워 논제에서 벗어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내 생각에는~’이라든가 ‘~라고 생각된다.’ 등의 표현이 들어가 객관적 근거보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드러나 오히려 논리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3) 너무 막연한 주장을 펴는 논술을 볼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청소년의 입장을 제시하라고 했더니 대부분 국가의 입장에서 주장을 펴는 것을 많이 보았다. 또한 ‘아이를 많이 낳으면 1인당 매달 양육비로 1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라든가, ‘청소년들도 공부보다는 아이를 많이 낳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펴는 것도 있었다. 논술대회가 말장난대회가 아니라면 논리적이지 못한 주장은 삼가야 한다.


4) 내용이 수필처럼 쓰여진 논술을 볼 수 있었다.

  수필은 문학적 기법이고 논술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글로서 분명히 구분된다. 그럼에도 논술을 하면서 수필 형식으로 써서 제출한 사람들을 상당수 볼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아직 논술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논술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런 글이 쓰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영어교육에 대한 열의와 대학입시 논술 반영비율을 축소 보도하여 학생들을 비록 학부모와 사회 전반에 논술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 그러나 수시와 정시로 나누어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입시에서 65%를 차지하는 수시 모집에 내신과 논술을 반영하는데 내신은 별반 차이가 없으므로 결국 논술로 뽑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논술교육을 등한시하여 대학입시를 앞두고 고액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논술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논술교과를 넣거나 전교과로의 논술 확대해야 한다. 또한 꿀맛사이버 논술을 통해 온라인 논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2008년 6월 17일


꿀맛닷컴 중학사이버논술 지도교사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