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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능력개발평가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하며

원 시 인 2011. 11. 5. 22:57

교원능력개발평가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하며

 

    교원능력을 개발하고자 학생 학부모 만족도 조사와 동료교원 평가를 한다. 2010년부터 대통령령으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하나다. 언론에서 공교육 붕괴의 원인을 교사의 질적 저하의 탓으로 돌려 교원능력개발을 위해 평가를 실시해 평가 점수가 낮은 교사는 교원연수를 통해 능력을 제고하고 그래도 안 되면 퇴출시키겠다는 취지이다.

    학교 현장교사로서 공교육 붕괴의 원인을 교사들의 질적 저하의 탓으로만 돌리는 잘못된 시각에 가슴이 아프다. 교육의 바깥에 있으면 잘 모르던 것도 현장에 서면 눈에 보이듯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교육은 결코 속단할 일도 아니다.  학교 현장에 서면 정말 교사들이 바로 설수 없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공교육을 붕괴시키는 원인은 첫째가 경쟁으로 치닷는 사회 분위기가가장 크다. 입시 경쟁이 정상교육을 파행으로 몰고가고 마치 입시만 전문으로 하는 사교육에 뒤쳐지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 탓이다. 둘째는 백년지대계 교육을 주먹구구식으로 이끌어가려는 교육 정책론가들의 잘못이 크다.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교육이 모두 좋은 줄 알고 우리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입안하여 밀어부치기에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네 교사들은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부족함을 드러내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정작 교원평가를 통해 교원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 작년에 교원평가를 통해 올해 교원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교사들에 대한 신뢰감만 떨어뜨리지는 않았을까?

    올해 연구부장으로 학교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주도하면서 교원평가를 재고해봐야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먼저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학생만족도 조사를 하면서 수업시간 중에 학생들을 컴퓨터실에서 시키지 말라고 해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집에서 하도록 하라고 했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들의 평가 참여도를 보고하라는 공문에 행여 학교평가에 반영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실시하여 참여도를 높이려 했고 그 과정에서 교사의 한 마디 말이 만족도를 실시하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어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더욱 심각했다. 학부모는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실시했으며,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만 4차례 정도 보냈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그 방법과 절차를 게시했으며, 일부러 학부모 공개수업을 3일간 실시했음에도 정작 목요일 아침까지의 참여도가 3% 정도에 그쳤다. 목요일 부장회의 안건에 부쳐 가정통신문을 더 보내고 문자메세지를 일요일까지 매일 보냈다. "학부모님! 교원능력개발 만족도에 꼭 참여해 주세요. 목요일까지 3%예요.ㅠㅠ" 등의 문자를 보내며 참여를 호소했다.

    우리 학교 교육력이 다른 학교에 비해 우수한 데에는 교사들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의 긍정적 호응도가 한몫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3일간 적극 참여하여 23.5%의 참여율을 올렸다. 인근에 학교에 물어보니 14% 내외에서 머무는 것에 비하면 우리 학교의 참여율은 상당히 감사한 일이다. 학교에 찾아오시는 학부모님들의 눈빛을 보면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읽을 수 있다.

    문제는 교사로서 학부모님들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무척 자존심 상하고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인데 참여율이 학교평가에 반영될까봐 매달리듯 가정통신문으로 문자로 학부모님께 매달리는 것이 더욱 처량하다. 그래도 만나는 학부모님들마다 두세 번 교원만족도에 참여해 달라고 사정했다.                               

     이렇게까지라도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실시해야 하는가. 작년에는 우리 아이들의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선생님을 그냥 아이말만 듣고 평가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실무자로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겠기에 딸아이의 학교에 접속하여 만족도 평가를 했다. 내가 어찌 딸아이의 교장 선생님의 교육 능력을 알 것이며, 담임과 교과선생님, 상담선생님과 양호선생님의 능력을 알겠는가. 그래서 모두 아주 좋게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님들과 면담을 통해 만족도 조사를 물으니 다들 평가를 위한 접속이 어려웠다는 말과 선생님들을 잘몰라 몇몇  분은 아이한테 물어 평가를 했고, 나머지는 대충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평가에 참여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지만 우리네 교사들이 꼭 이렇게라도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우리나라에선 부모도 자식의 만족도 평가를 받아야 하고 대통령도 국민에게 만족도 조사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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