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독도에 머문 시간이다. 독도에선 한국 땅, 우리 영토란 걸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헬기에서 내려 독도에 발을 디딘 건 이날 오후 1시57분. 독도경비대원들은 거수경례로 맞았고, 이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그는 독도경비대 체육관에서 경비대장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곤 “독도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라며 “우리 국토의 동단(東端)에 있는 게 독도 아닌가. 동단의 독도를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경비도 철저히 하고 환경도 지키고 두 가지를 다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황실에 들러선 “독도는 진정 우리 영토이고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긍지를 갖고 지켜가자”고 말했다.
다시 30여m를 걸어 순직비에 도착했다. 독도를 경비하다 숨진 7명이 잠든 곳이다. 이 대통령은 헌화하고 묵념했다. 걸음을 옮기다 독도 땅에 콘크리트로 새겨진 태극기를 보곤 손을 내밀었다. 이 대통령은 “경비하는 사람들의 애국심”이라고 말했다.
섬을 둘러본 뒤엔 경비대원들과 간식을 함께했다. 직접 공수해간 통닭과 피자가 식탁에 올랐다. 독도에 단둘인 주민 김성도(72)·김신열(74) 부부와 방학이라 독도를 찾은 김씨 부부의 손자·손녀도 합석했다. 이 대통령은 김신열씨를 안으며 “우리 국민이 다 아는 분”이라고 했다. 김성도씨는 “독도를 찾아주셔서 반갑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에 앞서 울릉도에서도 1시간45분 머물렀다. 김관용 경북지사와 최수일 울릉군수, 주민 50여 명이 선착장에서 대통령을 반겼다. 주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대통령으로선 최초의 방문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수반 격인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1962년 10월 방문한 걸 감안할 경우 50년 만이다.
울릉읍 도동 오찬장으로 향하는 동안 소식을 듣고 나온 군민들이 골목 여기저기서 손을 흔들며 “독도는 우리 땅”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은 최수일 군수 등과 함께 곰탕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벌써 오기로 했는데 두 번이나 계획을 잡았다가 기상관계로 못 왔다”며 “아름다운 곳이니 자연을 다치지 않고 개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최 군수에게 ‘녹색섬 울릉도’라고 쓴 친필 휘호도 선물했다. 최 군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일본을 의식해 그동안 울릉도를 찾지 않아 서운했던 느낌들이 한번에 지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