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나방 뒷 이야기
행반 김OO
나는 그렇게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무리 나의 창피했던 기억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다 보니 한 번 털어놓자 그것도 하나의 추억처럼 느껴졌다. 나는 친구의 집을 떠나고 기분 정화를 할 겸 근처 국립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비들이 엄청 많은 것이다. 나는 순간 어렸을 적 나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설레는 마음으로 나비를 관찰하였다. 한참을 그러고 돌아다니자 저 앞에 눈에 띄는 나방이 있었다. 나는 기대되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데 그것은 바로 공작 나방이었다. 나는 나의 옛 죄책감은 사라지고 바로 그것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았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결국 그것을 힘들게 잡았다. 나는 조심스레 공장나방의 날개를 잡고 집으로 가져갔다. 집에 가서 나방을 관찰하자 어떠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 이 공작다방을 에밀에게 가져다 준다면…? ’
다음날 나는 이웃집 에밀을 찾으려고 동네방네를 다 돌아다녔다. 우연의 일치로 나는 에밀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다. 나는 바로 그에게 연락을 하여서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에밀의 집은 매우 부자 집이었다. 그는 똑똑하고 냉정한 성격으로 법조인이 되어있었다. 나는 오묘한 기분으로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색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눈 후 에밀에게 공작나방을 보여 주었다. 에밀은 그제서야 그때 일이 생각난 듯이 말을 하였다. “너는 아직도 이 나방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야?”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에밀은 공작 나방을 받았다. 우리는 잠시 동안 침묵에 빠져있었다. 아마 그도 나와 같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끝까지 어색했지만 언제 한번 밥을 먹자고 한 마디를 하고 나는 에밀의 집을 떠났다.
에밀에게 공작나방을 주자 그제서야 어릴 적 나의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사라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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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나방 뒷 이야기행반 최OO
아, 오랜만에 옛날 생각을 하고 나니 갑자기 어릴 적 모았던 나비들이 생각이 났어. 고작 나방 한 마리였는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렸는지. 어렸을 때는 나한테는 나름대로 정말 심각한 고민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단지 어렸을 적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가는 듯 해. 옛날에는 그저 어린 마음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려 나에게 남은 나비들을 모두 망가뜨리고 다시는 나비 수집을 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다시 나비를 생각하니 향수가 느껴지는 것도 같기도 하고.
나비생각을 다시 했던 그 주 주말, 나는 아이들과 함께 나비 박물관을 찾았다네. 나비를 이렇게 전문적으로 수집한 곳은 처음 가보았는데, 어렸을 때 내가 모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좋더라고. 그 곳에서 또 옛 생각이 잠겨 아이들에게 내 옛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제서야 아이들도 나비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지. 나비들을 거의 다 살펴본 후 거의 마지막 나비를 관찰하고 있을 때였어.
“어.....하인리히 모어?!”
“.....?!!!”
갑자기 들리는 내 이름에 당황하기도 잠시 재빨리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면 거짓말처럼 나의 나비수집 추억에 반 이상을 차지했던 에밀이 서있었어.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십여분 동안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지. 에밀은 훨씬 키도 컸고, 남자다워지기도 했고, 턱수염도 길렀고...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지만 그의 냉정한 시선은 아직도 변함이 없었어.
긴 침묵의 시간이 지난 후 에밀이 먼저 말을 꺼냈어,
“오랜만이야, 하인리히. 여기는 어쩐일이야?”
나는 단지 오랜만에 아이들과 나들이를 온 거라고 둘러댔어. 혹시 아직도 에밀이 내가 나비를 다루는 태도를 무시하거나 나비를 다룰 주제도 안되는 놈으로 생각할까봐. 분명 다 잊었고 그냥 작은 기억으로나마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렸을 때의 상처가 아직 다 지워지지는 않았었나봐. 어쨌든 나도 용기 내어 한마디 물어봤지.
“너는?”
내 대답에 대한 에밀의 답변은 아주 간단했어. 에밀은 어렸을 때도 수집한 나비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실력이 정말 뛰어났었는데 그 재능을 살려 나비 박물관을 열었다고 하더군. 내가 지금 구경하고 있는 이 나비 박물관에 있는 나비들이 모두 에밀이 수집한 것이라는 거지. 사실 우리는 이 말을 끝으로 다시 한번 긴 정적을 유지해야만 했어. 그 누구하나 성급하게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거든. 그냥 서로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어렸을 적을 추억한 것 같아.
에밀은 그러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난 그랬거든. 정적을 유지하면서 에밀은 나에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어. 정말 희미한 미소여서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어쨌든 확실한 건 나는 그 미소를 보고 바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는 것 정도? 그 왜 있잖아,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드디어 풀렸을 때 드는 기분. 우리 둘 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표정에서 지금 현재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같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 수 있었지.
그 긴 정적의 시간이 지난 후 우리는 어떻게 됐냐고? 글쎄, 그건 지금 이걸 읽고 있는 너희들이 맞혀봐. 나랑 에밀이 어떻게 됐을지 예상되지 않니? 참고로 힌트를 주자면 이 글은 해피 엔딩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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