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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시]돼지 성자(詩신호현)

원 시 인 2018. 12. 31. 21:31

[생활시]

 

돼지 성자

 

 

우리집 꿀꿀 꿀돼지는

가난한 집안에 든든한 보물

주는 대로 아무거나 잘 먹고

춥다고 불평하지 않는 가족

 

개처럼 집 지키지 못해도

소처럼 수레 끌지 못해도

고양이처럼 귀염 받지 못해도

울타리 구석에서 언제나 꿀꿀

 

 

배가 고파도 꿀꿀

배가 불러도 꿀꿀

남을 속일 줄 모르는 두 눈

단순하게 밀고 나가는 납작코

 

새끼 많이 낳아 부자되고

가족 형제 대학 공부시키면

어느 날 문득 잔칫상에 올라

말없이 육이 되는 돼지성자

 

詩 신 호 현

 

그림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82&aid=0000866851

         https://blog.naver.com/sajuboa/220562497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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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족들이 기독교인이 새해 첫날부터 불교용어로 시를 썼다는 비난에 '보살'을 '성자'로 바꿨다. 사실 '성자'도 천주교적 용어라 '성도'라고 해야 한다는데 '성도'는 시의 주제인 '가족을 향한 희생'의 의미로 잘 일치하지 않는 것 같아 일단 '성자'로 고쳤지만 그래도 불교 용어인 '보살'의 의미만큼 와닿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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