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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현의 敎育樂書] 철학으로 보는 진로교육(2)

원 시 인 2023. 5. 1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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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보는 진로교육(2)

 

 

    앞서 철학으로 보는 진로교육(1)에서 '진로는 철학이다.'라고 정의하였다. 도전적, 적극적, 긍정적으로 썰매를 타고 제각자의 길로 신나게 달려가는 길이 진로이다. 행복을 향한 이 제각자의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가 철학이다. 그러니 학교교육을 선도하는 교육학자들은 개개의 교육과목을 강조하고 각개전투를 시키는 전술전략보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교육철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진로교육을 초등학교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주기로 활성화 하려는 방안 제시가 중요하다.

   진로교사가 되면서 570여 시간의 연수를 들으면서 진로교사로서의 자질교육을 들으면서 외국에서 벌어지는 선진 진로교육의 사례와 우리 진로교육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강의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물론 현장 선배 진로교사들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전수하는 시간도 감동적이어서 연수 내내 흥미진진하였다. 정말 교사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달려들면 그 문제를 해결하여 성과를 잘 낸다. 연수 내내 포식자가 포획물을 포획하는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 긴장했다.

   좀 아쉬운 것은 '철학으로 보는 진로교육'이었다. 지난 열린교육이든, 혁신학교든, 철학이 부재하면 쉽게 무너진다. 철학은 건축의 뼈대와 같은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열린교육이 도대체 뭐야?', '혁신학교를 왜 해야 하는데?'라는 강풍과  소나기가 몰아쳐도 든든하게 지켜주는 건물의 뼈대가 철학이다. 요즘 '혁신학교'가 또다시 교육계에서 금기어처럼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혁신학교'라는 말이면 통하던 시대가 '미래교육'에 밀려나는 분위기이다.

   학교 현장에 '진로교육'을 던지면 현장 교사들은 초등학교부터 평생교육 성인까지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벽을 바르고 진로교육 협의체를 만들어 각 시도별은 물론 전국적인 커뮤니티 속에 내장을 하고 각종 책상 걸상을 들여 아름다운 교실을 꾸밀 것이다. 거기에 '혁신미래교육'으로 각종 기자재가 들어오면 교실은 '진로교육'의 물결로 출렁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철학이 없으면 사라진 '열린교육'이 될 것이고, 사라지는 '혁신학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논제는 인간이 세상에 존재하면서부터 던져온 질문이다. 돌려 말하지 말고 한마디로 말하면, '철학은 육하원칙이다.' 철학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고,  육하원칙은 신문 기사문의 작성 원칙 정도로 간단히 치부하는 단순한 논제였다. 철학은 수많은 고대 철학자들의 심오한 논리적 사고가 떠오르고, 육하원칙은 국어시간에 아주 잠깐 스쳐가듯 배웠고, 시험에 한 번 나왔을까 말까 하는 누구나 다 아는 지식이다. 그런데 어째서 철학이 육하원칙이란 말인가.

   철학은 그 자체의 틀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논제에 대한 답이 어려운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왜' 하나만 놓고 생각하면, 진로교육을 '왜' 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교육학자들은 그 '왜'라는 질문에 진로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통해 진로를 왜 가르쳐야 하는지 분명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나 성인 수혜자들은 그 '왜'라는 질문에 진로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통해 진로를 왜 배워야 하는지 분명한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학자와 수혜자들의 답이 분명하고 일치하면 진로교육은 강풍과 소나기를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왜'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은 '어떻게'이다.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배워야 할 것인가. '어떻게'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은 '무엇을'이다.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철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철학의 답이 어려운 것이듯 진로교육도 철학적 논제인 '육하원칙'의 답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혁신학교가 사라지는 분위기를 보인다면 교육학자들이 먼저 혁신학교에 대한 철학적 접근 즉, 육하원칙에 답을 제시하고 학교 현장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제시해 보라.

   앞서 진로는 행복을 향해 까치가 도전적 적극적 긍정적으로 썰매를 타고 제각자의 길로 신나게 달려가는 길이라 풀이했다. 철학은 그 달려가는 길에 끊임없이 육하원칙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 철학이다. 학생들은 진로희망을 쓰라면 대부분 직업을 쓴다. 인생에서 직업을 선택하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에 대한 답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면서 선택한 직업에 따라 만나는 사람도 정해지고,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육하원칙을 배울 때 기사문을 쓸 때는 '언제, 어디서'를 먼저 쓰라고 배운 탓에 육하원칙을 그렇게 순서대로 기억하지만, 필자는 학생들에게 철학적 진로를 가르칠 때는 거꾸로 순서를 정한다. '왜'의 문제를 먼저 고민하라.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학교에 오는지 그 해답을 분명히 찾지 못하면 '그냥 마구 놀아라.' '왜' 공부해야 하는지 깨달으면 그 다음에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고민하여 답을 찾으라. 그것이 '철학으로 보는 진로교육'이다. 그러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려는가. (신호현 詩人) 

 

사진: https://blog.naver.com/jjyreina/2203376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