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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넷]우리 학교에는 ‘원시인’이 살아요!-배서연 학생기자

원 시 인 2024. 8. 16. 00:01

[스스로넷]    우리 학교에는 '원시인'이 살아요! (youthnavi.net)

 

우리 학교에는 ‘원시인’이 살아요!

 

- 연반 배서연 학생기자

 

 

    서울시 종로구 필운동에 위치한 배화여자중학교엔 원시인이 산다. 학생들은 이 사람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이다. 이 원시인의 정체는 다름이 아닌 이 학교의 진로상담 선생님이자 시인이신 신호현 선생님이다.

 

출처 : 배화여중 홈페이지 https://paiwha.sen.ms.kr/     선생님과 인터뷰 중 촬영한 사진

 

 

    어느 학교에서나 처음 수업을 듣게 된다면 당연하게도 선생님의 자기소개를 먼저 듣게 된다. 하지만, 진로 선생님의 자기소개는 어딘가 다르다. 신호현 선생님은 처음부터 자신을 50만 년 전 원시인 추장의 아들이었다, 자신이 타임머신을 통해 이 시대로 날아왔다고 말씀하신다. 아이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게 되고 아마 이 시대에 어떻게 원시인이 살 수 있나, 타임머신이 있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원시인 선생님의 최초의 별명은 시를 많이 쓰고, 학생들에게 들려줘 아이들이 2의 괴테라고 지어줬다고 한다. 원시인 선생님께서는 2의 괴테라는 이름은 나다운 이름이 아니라 생각해, 선생님께서는 시집을 8권이나 출간하신 시인으로서 활동하고 계시니 시인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인(詩人) 앞에 으뜸 원()자를 넣어 원시인(元詩人)이 되었다 한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원시인이라 하니, 아이들은 과거에 살던 원시인이라고 생각해, 선생님께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기법으로 원시인 스토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자기 정체성을 소개하시고 학생들에게도 자기 정체성 글쓰기 수행평가를 하신다고 했다.

 

    과거에서 현재로 선생님을 올 수 있게 만들어준 타임머신이 있는데, 선생님은 새벽 2시까지 시를 쓰시며 고장남 타임머신을 고치신다고 했다. 만약 그 타임머신이 다 고쳐져 다시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면, 선생님은 그곳에서도 시를 쓸 것이라고 하셨다. 과거 원시세계에서 짐승을 죽여야 하는 사냥을 싫어했기 때문에 사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육식도 안 하는 진짜 시를 쓰는 원시인이 되시는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진로상담실에 올 때마다 초콜릿을 하나씩 주신다. 선생님께 직접 물어보니 이렇게 답하셨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를 보면 누군가가 찾아온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찾아온다는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기에 초콜릿이라도 대접하는 마음이에요. 진로상담실에 내가 혼자 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인생의 상담 거리를 가지고 찾아온다는 건 굉장히 큰일이잖아요. 그런데 내가 대접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그 많은 학생들에게 차를 한 잔 대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빵을 대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도 해서 생각한 게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기로 했어요. 당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와서 초콜릿을 먹고 힘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말이죠.”

 

    선생님께서는 ‘21세기 원시인의 자유 세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블로그는 거기에 얼마든지 공개 또는 비공개로 저장을 해둘 수 있는 자료가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수업 자료와 사진 자료, 개인 영상, 시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시는 어느 현장에서든 시를 써도 언제든지 저장해 나만 보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있어 굉장히 좋아요.” 21세기 원시인의 자유 세상 블로그는 원시인 선생님의 보물창고라 하셨다.

 

    그럼, 이쯤에서 왜 시를 쓰는지 궁금해졌기에 시를 쓰시는 이유를 여쭈어 보았다. “시를 쓰는 일은 우리가 어딘가 지나가면 남은 발자국처럼 삶의 발자국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삶을 살면 생각의 발자국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생각의 발자국이 시라고 생각해요. 젊었을 때 일기를 많이 썼는데,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매일 시를 쓰기에 일기를 쓰지 않아도 시 속에 내 삶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죠. 또한 시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죠.”

 

    선생님의 진로수업은 다른 수업과 다른 점이 있다. 선생님의 수업과 다른 수업에서 볼 수 있는 차이점은 첫째, ‘인사가 다르다. 다른 수업에서는 반 회장이 일어나 차렷, 선생님께 인사!”라고 말하면 학생들이 일제히 인사를 하지만 원시인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실 때 즐거운 진로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하고 인사를 먼저 하시면 학생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낸다. 마치 발표를 마친 사람에게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원시인 선생님께 인사를 이렇게 특별하게 하시는 이유를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수업이 분위기를 한 번에 선생님의 진로수업 분위기로 끌어오기 위해 그렇게 인사를 하신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배화여중에서 30년 간 국어를 가르치셨는데 그 때에도 이렇게 인사를 했다고 하신다. 200469일의 YTN 뉴스 영상에서도 선생님의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다.

출처 : 2004. 06. 09. YTN 뉴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2/0000039873                 

 

    아무튼 1주일에 1시간 학생들은 진로수업을 기다린다. 원시인 선생님이 타임머신을 타고 원시의 세계로 돌아가면 언젠가는 배화여중의 전설이 되겠지만 우리 학생들은 행복한 배화여중의 숲 속에서 원시인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행복한 미래의 진로를 꿈꾸며 공부를 하고 있다.(스스로넷 배서연 학생기자)

 

 

유튜브: 원시인 TV https://youtu.be/koXEdasbpQ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