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연평리 어머니의 독백(詩 신호현)

원 시 인 2010. 11. 24. 23:19

연평리 어머니의 독백

 

 

 

 

그럴 순 없지

그래선 안 되지

제 형제의 목숨 빼앗고

제 살을 깎아 먹는 일

 

어머니는 잠버릇처럼

입술을 조물조물거렸다

 

괴로운 게지

제 홀로 서기 힘든 게지

남을 괴롭히고 죽여내서야

괴수들의 원수가 되는 것을

천하에 알리고 싶은 게지

 

아직 미명이었다

밤 새우는 독백이었다

 

그 날에도 그랬지

네 아비가 어디론가 떠나고

네 형제가 땅 속에 묻히던 날

지옥처럼 포성이 울렸지

 

백발의 어머니는

초점 없는 눈빛을 허공에 던졌다

 

두 형은 일하다

직격탄에 맞아 비참히 죽었지

네 동생들은 군인으로 죽었고

다른 형제들은 빗발같은 포탄에

평생 끌어 않을 상처를 품었지

 

어이없는 어머니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그게 아니여

그렇게 사는 게 아니여

저 살자고 남 죽이면

제 가족도 죽이게 되고

결국 제 심복에게 죽는

역사를 왜 모른단 말여

 

난 우리 반

그 녀석들을 생각했다

 

결손 가정에서

이복으로 불우하게 자라

제 외로움 이기지 못해

관심 받고 싶은 마음에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들

 

잊으려 했던 어머니는

포성소리만 들으면 발작했다

 

같은 반 친구끼리도

돌을 마구 던져 피터지고

싸우다 팔 부러뜨리는 아이들

친구가 아파 울고 있어도

반성할 줄 모르는 녀석들

 

어머니의 눈은

우리 반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 때리지 마라

벌하지 말고 용서하라

햇빛으로 키우던 아이가

등 뒤 배반의 칼 꽂는 게지

 

어머니의 고향

연평리는 불바다가 되었다

 

2010. 11. 23  詩  신 호 현                                  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故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희생을

애도하며 명복을 빕니다.

남은 가족과 아픔을 함께하고자 시한편 올립니다.

 

 

조선일보 : http://forum.chosun.com/bbs.message.view.screen?bbs_id=106100&message_id=637963¤t_sequence=zzzzz~&start_sequence
=zzzzz~&start_page=1¤t_page=1&direction=1&list_ui_type=0&search_field=
1&search_word=&search_limit=all&sort_field=0&classified_value
=

 

교컴 : http://eduict.org/edu/home/eduict/bbs.php?id=diary2003&groupid=&where=&keyword=&ikeyword=&sort=&orderby=&newwin
=&category=&how=&p=&s=&recnum=&q=view&uid=2110

 

참사랑 : http://cafe.daum.net/truedu/DMH/153022

 

기간제 : http://cafe.daum.net/giganjedamoim/CcrH/79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