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거든
내가 죽거든
그대 슬퍼하지 말고
그리운 고향집 뒷동산
감나무 그루 아래 묻어주오
내 영혼은 빛이 되어
하늘에 올라 다시 내리고
내 육신은 흙이 되어
감꽃으로 피어 오르리라
내 그대 사랑하는 맘 엮어
가지 끝에 빨갛게 익으면
내 귀여운 손자손녀들
따먹게 내버려 두오
먹다가 남으면
까막까치 날아와 먹고
그러고도 남으면 다시 떨어져
밑거름 되었다가 오르리라
사람이 한 번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못하지만
죽었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더더욱 아니더이다
더러 바람 되기도 하고
더러 속삭임이 되기도 하고
더러 빗줄기 되기도 하여
그대 곁에 머물러 살리라
내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내 형님이 그랬듯이
나도 그렇게 수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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