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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이산가족 상봉(3)(詩신호현)

원 시 인 2018. 8. 23. 21:15

[통일시]

 

이산가족 상봉(3)

  

             - 열아홉 내 신랑

 

 

결혼한지 7개월

이제 막 보금자리 폈는데

열아홉 내 신랑 내 사랑을

6.25 전쟁이 데려갔다

 

열흘만 훈련 받고 올게

신랑의 마지막 그 약속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고

뱃속 아들이 태어났다

 

기다린 스무 해 오지않아

이제는 하늘의 별 되었으랴

젯밥 올려 한밤에 올었다오

눈물이 마르도록 울었다오

 

행여 낭군 돌아오실까나

밤바람에 더욱 귀 기울였소

낭군 오시면 반갑게 보여주려

요강 구두 장기알 간직했다오


그렇게 세월은 흐르더이다

낭군님 북에 살아계시다는 전화

내 낭군님 처음 만나던 그 날처럼

심장이 멈추고 피가 역류하더이다 

 

내 미안하오 돌아가지 못해서

괜찮아요 우리 다시 만났으니

살아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자네 미소는 소녀 때와 같구먼


아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여

누가 우리에게 천벌을 내렸는가

누가 우리에게 기적을 주었는가

폭포 같은 그리움이 쏟아지더이다


65년 쌓인 사랑의 언어가

한도 끝도 없이 쏟아지는데

정작 할말은 그리 없더이다

우리 식 올린 거 기억나요


아니 그보다 더 멋진 말

아니 그보다 더 사랑스런 말

돌아서면 후회하고 속상할 말

가슴 속에 하염없이 맴도는데


잘 가시게 여보 그 말에

아아! 내가 꿈꾸고 있었구나

항상 내 머릿 속에 당신 있었어

다시 현실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詩 신 호 현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175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