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추천시집] 주간교육신문 보기
코로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시집 [코로나? 코리아!] 발간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있을까? 막강한 대한민국의 의료진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이마에 테이프를 붙이고 보호장비를 쓴 의료진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까.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 19는 고요한 숲 속에 평화를 깨고 붉게 타오르더니 세계 도시를 마비시켰다.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빈틈과 헛점을 찔러 침투한다. 잠잠해질 것 같아 안심하면 여기저기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방송마다 난리다.
전 세계 1,000만 명이 넘게 걸렸고 50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 공식 통계만 이렇다면 통계를 벗어난 숫자는 더 많을 것이다. 하루에도 5,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있다. 대부분 병약자나 노인들의 사망율이 높다지만 노인들은 노인들 대로 그동안 고생하면서 힘겹게 잘 살아왔는데 감염 경로도 잘 모르는 코로나로 죽어가려니 더 억을하고 어처구니 없을 것이고, 젊은이는 젊은이 대로 건강하게 잘 살다가 이제 꿈을 좀 펴보려는데 죽는다는 것은 또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죽음은 노인이든 젊은이든 안타깝고 원통한 것은 마찬가지다.
아직도 시골에 가면 농약이 유령처럼 번지는 논두렁에서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울음소리가 갈수록 살기 힘들다고 시대를 한탄하는 소리인지, 시대가 힘들더라도 함께 극복해 내자는 의지의 노래인지 모르겠다.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의료진 1만 명 이상이 감염되어 의료 체계가 붕괴되었다는 이란의 소식을 들으면 코로나의 현실 앞에 더욱 가슴이 무너진다. 그렇다고 우리네 인간이 세균 앞에 무릎을 꿇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의 의지는 그 어떤 절망적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가까운 과거에는 치사율 9.6%의 사스도, 치사율 20~30%의 메르스도 잘 이겨내었다. 먼 과거에는 유럽에서 흑사병에 걸려 7,500만 내지 2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어갔어도 결국 인간은 세균을 과감히 떨쳐 일어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인간의 의술로도 어찌할 수 없었기에 하나님의 분노로 여겼던 것이다. 코로나는 끝날 줄 모르고 계속 번지는 데도 백신은 개발되지 않고 중국이나 멕시코의 하늘에서는 코로나 모양의 주먹 만한 우박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정말 하나님의 분노가 아닌가 더욱 절망에 빠지게 하는 상황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다윗 왕이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반지를 만들고 거기에 큰 절망에 빠졌을 때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문구를 새겨 넣으라 주문했는데, 세공인이 지혜의 솔로몬을 찾아가 자문을 받은 문구이다. 이 시대의 혼돈 같은 어둠 속에서 '신의 언어'를 내려 받는 시인들이야말로 보석 같은 시어로 고난을 이겨내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절대로 절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무지개보다 아름다운 희망을 노래하거나 절망 같은 언어로 강력한 희망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농약이 번지는 논두렁에서 개구리는 시대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고 믿는 이유이다.
이번에 한국문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모여 출간한 [코로나? 코리아!] 힘내라 대한민국에서는 시인들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의료진은 의술로 코로나와 싸우고 방역진은 코로나 세균을 섬멸하기 위해 혼신의 열정을 쏟아 붓듯 시인들은 희망의 메세지로 노래함으로써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시집은 코로나로 지친 의료진에게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며,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시인들의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코리아의 시인들과 멀리 캐나다, 미국 등 세계 각지의 시인들도 코리아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리며 노래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광복 한국문인현회 이사장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심혈을 기울이는 의료진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으며, 이 시집을 책임 편집한 이혜선 부이사장도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19가 하루 빨리 퇴치되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코리아 국민 모두의 긍정의 메세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문인협회 전 이사장을 지낸 문효치 시인은 코로나 역신을 퇴치하는 '처용님'를 불러 주술하듯 노래했고, 국민 시인 나태주 시인은 간호장교 콧등 위에 반창고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노래를 불렀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유안진 시인은 코로나의 역병이 '기회 평등'하게 인간을 엄습하지만 그럼에도 가난한 이들과 노약자가 더 고통을 받는 현실을 하느님께 호소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전정희 시인은 그리 무서웠던 사스도, 메르스도 사라져갔던 '오월'을 그리워하고 있다. 여기서 '오월'은 '사라진 너의 환한 미소가 그리운 날 / 나는 라일락 향이 어우러진 들녘에 서서... 소년 같은 오월을 /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는' 상징적 공간인 것이다. 정성수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지구인이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거짓 기도를 하지 말라고... 어느 날 떠돌이별 이마 위로' 날아드는 '하늘의 사신 코로나'로 표현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낭송문화위원장 장충열 시인은 '생의 거칠은 바퀴자국 지워줄... 이브의 꿈이 깃든 곳 향해'라고 표현함으로써 아픔의 자국을 지워줄 새 꿈을 노래하고 있다.
한국예총 서울시연합회 부회장 강정수 시인은 '새벽'이라는 시를 통해 '벌써 새 날은 누더기 같은 / 어두운 고뇌의 손을 뿌리치고 /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며 새 날의 새 희망을 노래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송파지부 회장 김현신 시인은 '당신은 신음 속으로 걸어 가네요 / 긴 복도 모퉁이로 사라지는 당신의 뒷모습을 / 껴안아 봅니다'라고 쓰면서 코로나 19 퇴치로 헌신하는 의료진들께 '백합꽃 사랑'을 바치고 있다. 한국시낭송총연합회장 임솔내 시인은 '섬처럼 사느라 / 엄마를 내다버린 곳에 가지 못했다... 음압병동으로 옮긴는 걸 / 멀리서 바라만 보는...'이라고 표현하면서 슬픔을 인내하고 있는 '하이바이, 19'를 노래했으며, 문학평론가 마경덕 시인은 '누가 보낸 자객인가 / 적은 보이지 않는다... 명중, 명중이라는 소식들 / 날마다 뉴스는 뜨겁다'라고 써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자객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마스크'가 눈에 뜨였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캐내는 도구가 시(詩)다. 움켜쥔 슬픔을 헤쳐내고 위안을 얻어내는 것이 시다. 시집 [코로나? 코리아!]에 실린 163명의 163편의 시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노래요, 슬픔을 위안으로 바꾸는 외침이다.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듯, 시인들의 노래는 계속되고 있다. 어디 시인뿐이겠는가. 코로나로 더욱 힘들어진 문인들, 연극인들, 음악가들, 예술가들은 가난의 배를 움켜쥐고도 노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디 예술인들 뿐이랴. 사업가들, 중소기업인들, 자영업자들, 출판업자들 또한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
아픔은 나누어야 서로 의지가 된다.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는 시집 출판 나눔으로 더 힘들고 더 아픈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자 한국문인협회와 뜻을 모았다. 이 시집은 수천 마리의 하얀 나비가 되어 온 국민의 콧등에 날아 앉아 코로나를 지키는 마스크가 될 것이며, 새 희망의 노래가 될 것이다. 코로나로 잠 못 자는 질병관리본부와 정부부처 공무원들, 환자의 아픔을 만져주는 의료진들에게도 날아갈 것이다. 아직 코로나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지만 세계 최강의 다이나믹 코리아의 춤사위도 멈출 수가 없다. 출판사에는 미처 엮이지 못한 시인들의 시가 날아들고 있으니 국민의 성원으로 2집, 3집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흰 나비야 날아 올라라. 파이팅, 코리아!
(신호현 詩人, 서울배화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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