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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 유치환의 생가에서(통영)

원 시 인 2010. 8. 3. 07:36

청마 유치환의 생가에서(통영)

 


청마 유치환은 "깃발", "행복"이라는 시로 너무나 유명하신 시인이다.
 
         행복
 
                          유 치 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로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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