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 추천시]
미운 아버지
- 허 전
배가 남산만한 아버지
간경화증 말기에다
위장까지 걸레가 되어
얼굴이 흙빛으로 죽어가는
미운 아버지
기차 무늬가 새겨진 환자복을 입고
바퀴 달린 침대에 누워
아무나 보고 살려 달라는
미운 아버지
한 평생 깡소주를 마시고
줄담배를 피우며
행상하시는 어머니를 울리던
미운 아버지
자식이 귀한 집 딸 데려와
잘살아 보겠다고 집 나설 때
방 한 칸도 마련해 주지 못한
미운 아버지
내가 몸 다쳐 사경을 헤맬 때
하느님께 무슨 죄가 많아
새끼가 먼저 죽어야 하냐고
울부짖던 속 다르고 겉 다른
미운 아버지
이제 베갯잇을 물어뜯으며
너만은 부디 잘살라고
통곡하며 가슴 치는
미운 아버지
그건 아무 것도 아닌 거야
함박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돌아가신
미운 아버지
아,
내 심장이 울컥울컥 토해내는
뜨거운 핏속에 숨어 슬피 우는
미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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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아버지는 미운 아버지는 아니고
너무나 인자하고 속 깊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adelaide_j?Redirect=Log&logNo=220057330711
http://blog.naver.com/hoon5276?Redirect=Log&logNo=20187230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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