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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영화감상문]비정규직을 한탄하노라-2(글 신호현)

원 시 인 2014. 11. 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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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을 한탄하노라-2

 

 

    오랜만에 가족들이랑 영화를 봤다. 퇴근하려는데 딸이 영화 [카트]를 보자며 롯데시네마에 인터넷 예매로 8좌석 밖에 없다고 해서 달려갔다. 롯데시네마가 롯데월드 신관 5층으로 옮겨진다고 [카트]는 거기서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끼리 카톡으로 서로의 위치를 알려가며 의견을 나누면서 신관 5층으로 갔다. 영화를 예매하는데 다행이 좌석이 남아 있었다. 할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거금을 들여 4장을 예매했다.

    이번에 새로 지은 제2 롯데월드는 예전에 건물 디자인과는 차별화 되었다. 멋지고 으리으리한 것이 마치 외국에 유명 백화점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했다. 단체복을 입은 젊고 예쁜 여직원들이 안내를 하고 남자 직원들도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역시 실력이 좋아야 이런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닌가 부러웠다. 영화는 7층에 12관에서 했는데 새 건물 편안한 의자에서 가족과 같이 영화를 보는 맛이란!  

 

 

    영화 [카트]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하여 제작한 영화로 어느 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회사의 일방적 해고 통보를 받는다. 회사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용역 업체에 맡기려 하고 기존에 근로자들을 일괄 해고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던 선희(염정아 분), 혜미(문정희 분), 순례여사(김영애 분)가 주동하여 노조를 결성하고 회사의 불법 해고에 맞서 파업을 결행한다.

    회사에서는 평소에도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는커녕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야간 노동을 강요하고 수당을 착취하는 등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근로자들의 분노를 샀다. “회사가 잘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약속하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아예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직원도 연봉제, 계약제로 전환하고 비위에 거슬리면 계약 해지를 통해 직원을 해고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이 속셈을 알아챈 동준(김강우 분)은 정규직 노조를 만들어 비정규직 노조와 결합하여 회사에 대응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근로자들의 협상에 응하지 않고 근로자들을 업무 방해로 고발하여 경찰을 투입시키고 근로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도 한다. 온갖 협박과 제압에도 굴하지 않자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 정식 계약서를 제출한 28명만 복직하고 백지계약서를 제출한 나머지는 복직을 거부하여 노조 구성원 간에 갈등을 조장한다. 싱글맘인 혜미는 어쩔 수 없이 아들과 함께 시위 현장에 있다가 용역 깡패들이 휘두른 곤봉에 아들이 다쳐 수술을 하게 된다. 순례 여사 역시 고혈압에 쓰러져 입원을 하고 노조 대표들이 실의에 빠지자 동준은 회사 관계자를 때려 감옥에 들어간다.

    그렇게 억울하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잘 모르고 참여한 노조 대표 선희가 해고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다시 힘을 합할 것을 부탁하여 다시 시위를 하여 싸워 이긴다. 돈이 적더라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지키자는 노력은 엄청난 시간이 흐르는 싸움 끝에 노조 대표들은 복직을 허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른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으로 종결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북한의 핵무기보다 정작 무서운 것이 비정규직이라 생각해 왔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좌시하려는 태도는 아니다. 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이 비정규직을 합법화시킴으로 17년이 지난 지금에는 일터마다 비정규직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정규직이 퇴직을 하면 정규직을 뽑는 대신 비정규직을 뽑는다. 그리하여 지금은 40%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대부분이 젊은층이거나 여성 근로자들이다. IMF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허락한 비정규직 고용이 IMF를 극복한 지금에는 일반화되었다.

   정규직의 70%정도의 임금을 받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는 커져 3~4배 수준까지 차이가 난다. 이러한 임금의 차이는 사회계층간에 대립을 불러올 수 있다. 과거에는 양반-평민-천민으로 신분제가 날 때부터 정해졌고, 그 신분을 극복하는 것은 죽음에 가까웠다. 그런데 현대 아니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의 미래에는 재벌-정규직-비정규직으로 현대판 신분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제 아무리 정규직 근로자라도 재벌이 될 수 없고, 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시험으로 평가하는데 시험에 붙으면 정규직 떨어지면 비정규직으로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학생들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끝없이 공부를 강요받게 되고 공부에 재능이 없는 학생들은 학교생활 내내 괴롭고 힘든 생활을 보내게 된다. 비정규직을 이대로 방치하면 비정규직은 결혼과 내 집 마련에서 멀어진 것이고 출산과 육아에서 힘들어질 것이다. 고령화 저출산은 과속으로 치달릴 것이고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농민이나 천민들의 민란을 반추해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과 재벌들의 근로자 착취로 인해 불만을 품은 젊은 세대들이 시위를 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갈수록 더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되풀이되고 있는지 모른다. 고려 조선시대는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진 민란이라지만 북한과 대치한 지금의 우리는 영화 [카트]에서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시위를 대대적으로 하면 사회불안 요인이 가중되어 사회 붕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영화 [카트]에서 엄마 선희와 아들 태영의 대립에서 엄마가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이 엄마를 이해하는 공통분모는 얼울함이었다.

 

 

    카알 마르크스(Karl H. Marx)는 자본주의 사회가 부르주아 계층과 프롤레타리아 계층의 대립으로 프롤레타리아 계층은 부르주아 계층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부족한 분배와 처우로 억울함을 느끼게 되고, 프롤레타리아 계층은 부르주아 계층을 뒤엎고 계급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구현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런데 그 이론이 빗나간 이유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르주아도 아니고 프롤레타리아도 아닌 중산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계층 간의 대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일이다. 잘 사는 사람들도 중간을 된다는 의식과 못 사는 사람들도 중간은 된다는 생각이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가 된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합법화시킨 이유로 비정규직을 기하급수로 증가해 왔고 사회 전반에 비정규직이 난무하고 비전이 없는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정치권은 언제까지 비정규직을 이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지 참으로 한심하다.

    과거 7080세대들은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풍성한 오늘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비정규직들에게는 회사가 잘 되면 저희도 잘 될 줄 알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해고 되었습니다.”로 비전이 없는 현실을 외치고 있다.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되고, 월급이 오르고, 더 나은 미래가 주어진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현실의 힘들고 어려운 일을 참고 견딜 수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비정규직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초조함 속에 일하고 제대로 된 근로 환경을 요구하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짐승(?) 같은 삶을 강요받고 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합법화한 비정규직이 결국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청년들의 미래를 옭아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은 비정규직을 마구 늘려가는 정책으로 인건비를 절약하고 많은 임금을 현금으로 비축하겠지만 이 나라는 더욱 어두운 현실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정작 잘 되는 비결은 약자들의 돈을 착취하여 재산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약자들이 믿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는 데 있다. 어느 기업은 상가를 서민에게 등기 분양하고 매출액을 속여 약속한 임대료는 주지 않고 세금은 약자들에게 내도록 하는 기업들도 있다. 기업들은 '손 안 대고 코를 푸는 격'이겠지만 그 상가에 분양을 받은 많은 약자들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비정상의 정상화를 정책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정규직을 그냥 두는 것은 비정상이다. 6개월 이상 비정규직을 두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하여 6개월 이상 채용하려면 정규직으로 승인하도록 해야 한다. 사람을 쓰지 않으려면 몰라도 정식으로 쓰려면 정규직으로 하도록 해야 정상이다. 비정규직으로 1년에 한 번씩 계약하여 자꾸 연장하는 것은 분명한 비정상이다. 17년 전 대통령의 손으로 비정상을 합법화하였다면 이제 다시 대통령의 손으로 정상화를 위해 비정규직을 불법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국회의원도 장관도 할 수 없는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울러 상가분양을 핑계로 임대료를 적게 주고 세금은 상가주에게 내게 하는 비정상도 정상화시켜야 한다. 상가주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세금밖에 안 되는 적은 돈을 받아 울며 겨자를 먹고 있는 현실의 모순을 살펴야 한다. 돈 있는 자, 힘 있는 자들의 횡포를 세심히 막아 더 이상 서민들이 울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돈 있고 힘 있다고 불법을 자행하고 약속을 어기는 불합리한 비정상의 사회를 척결해야 한다. 그리고 서민에게서 번 돈은 다시 서민을 위해 쓰도록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기부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세금을 통한 재분배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영화 [카트]에서 결국 오랜 시간 힘들게 싸우고 투쟁한 끝에 노조집행부는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다른 노동자들을 복귀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기업주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과 정력을 낭비했는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서로 돕고 나누며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는 없는가. 한 다리 건너면 형제고 친척이고 이웃인 좁은 나라에서 서로 합심하여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는 없는가.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상냥한 웃음으로 안내하는 정장 차림의 젊은 남녀들을 다시 만났다. 새로 지어진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제2롯데월드에서 일하니 얼마나 자부심이 강하고 비전이 넘칠까 싶어 부러움에 몇 마디 물었다. “정규직인가요?” “아닙니다. 비정규 계약직입니다.” “그럼, 급료는 얼마나 되나요?” “시간당 6,250원입니다.” “그럼 하루에 몇 시간 일하나요?” “7시간 반 일합니다.” 얼추 계산을 해보면 하루 5만원도 채 안되고 한 달 꼬박 일해도 150만원도 안 되는 아주 저렴한 노동력이다. 점심은 제대로 먹는지, 4대 보험은 제대로 들어 주는지, 교통비라도 주는지 걱정이 앞섰다.

    공부를 강요받는 중고등 학생인 아들과 딸이 영화를 보고 배우 디오를 봤다며 즐거운 표정으로 나서는데 마음이 한없이 무거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를 빨리 풀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문제로 직면할 것이기에 가슴이 먹먹했다. 대통령이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대통령마저 포기하면 어쩌나 싶다. ! 영화 [카트]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어딘가로 카트를 밀고 달려가고 싶다.

 

사진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8922

조선일보 가기 : http://forum.chosun.com/bbs.message.view.screen?bbs_id=1030&message_id=1140701¤t_sequence=zzzzz~&start_sequence=zzzzz~&start_page=1¤t_page=1&direction=1&list_ui_type=0&search_field=1&search_word=&search_limit=all&sort_field=0&classified_value=&cv=

 

잘 쓴 감상문 보기 : http://blog.daum.net/verystrangeview/854

조선일보 논평 : 영화 '카트'의 정치적 역설(정치부 최승현 기자)

 

 

             대표적 기독교 기업 OOO의 거대한 역설

 

    이 기사를 보고 놀랬다.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사건의 기업과 내가 투자한 부천 상가의 기업이 OOO라는 사실에. 사실 OOO는 창업주가 하나님을 신실히 믿는 대표적 기독교 기업이라 들었다. 그래서 이 기업이 하는 사업에 기독교 신자로서 믿음이 갔기에 투자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완전 '카트'이다. 그로 인해 힘들어진 가계가 휘청하다.

    드라마 아직 살아 있는 수라는 '미생'처럼 바둑과 같은 세상에서 직업을 든든히 잡고 한 집을 지었다고 생각하고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위해 두 집을 짓는 과정에서 어느 덧 식구들이 늘어 대마가 되어버린 삶에 상가 투자는 대출이자를 회복하기 위한 운명을 건 경천동지[驚天動地]의 한판패였다. 거기에 서 있었던 기업이 대표적 기독교 기업 OOO였던 것이다.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은 언제까지 지켜봐 주실 것인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시는 사업이니 하나님이 축복해 주셨을 것이다. 창업주가 쌓은 하나님의 공적이 그리 큰 것이었다면 하나님은 축복하시고 기업을 통해 사회에 덕이 되도록 기다리실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의심도 나의 믿음의 한계일지 모르니 하나님이 책망하시는 것인지 모른다. 내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크신 뜻을 기다려 보자.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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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보기  http://blog.daum.net/phshh/1578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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