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이 넘으면서
내가 왜 노인이 되는지 알아
자식들 앞에서 내가 다하면
자식들 손 하나 까딱 안하더군
망나니 자식 효자 만들려면
철들기 전 부모가 아파야 하듯
내가 언제 아파서 잘 못하니까
그제서야 자식들이 움직이더군
몸살 한 번 앓고나니
어느 새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깨끗이 하고
제법 스스로 철들어 가네
잘했다 고맙다 칭찬하고
전자기기도 잘 못하는 척
너무 어려워 못하겠네 하면
잘난 척 스스럼없이 해주더군
잘난 척이야 좀 아니꼽지만
자식들이 해주는 것이 좋아
무슨 일 있으면 아픈 척하고
바보인 척 못한다 맡기면 되지
이 바보 녀석들아
사실 내가 아픈 게 아니야
나도 다 스스로 할 수 있지만
너희 기특해서 노인이 되는 거지
詩 신 호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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