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김치 같은 남자(詩신호현)

[일반시]

 

김치 같은 남자

 

내 남편은

매일 밥상에 놓여 있는

신선한 김치 같은 남자다

 

김치냉장고에서 방금 꺼내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치

그 싱싱함이 눈을 뜨는 남자

 

그냥 어제 먹었던 김치라도

일반 냉장고에 넣어다 꺼내면

지치고 졸린듯한 지루한 남자

 

그냥 김치도 맛있지만

김치찌개 김치볶음 김치호박국

김치죽 김치찜 두부김치 김치전

 

시원시원한 물김치

아삭아삭한 총각김치

갓김치 얼갈이김치 열무김치

 

풋김치도 맛있지만

나이든 신김치도 맛있다

신내날수록 한 번 더 손길주면

 

김치는 조리하기 나름

신선하고 상큼한 김치를

매일 식탁에서 먹는다

 

詩 원 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