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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의 초상화
- 이병헌 화가
꽃 중에 꽃이 양귀비라면
사람 중에 꽃은 무용수여라
신이 창조한 갸느어린 곡선
바람 머물다간 보드란 언덕
회오리처럼 빨려들었다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뜨거움
이 땅에 화가를 창조하시고
춤추는 무용수 지으셨도다
꽃보다 더 꽃스럽게 피고
나무보다 더 나무스럽게 자라
고개 숙여 돌아선듯 핀 꽃이여
아름다운 것은 앞뒤가 없구나
화가의 몸끝은 하염없이
하이얀 하늘 나비처럼 맴돌다
영혼까지 쏟아올린 은빛 물감
연분홍빛 그리움 그려올렸구나
詩 원 시 인
무용수의 초상화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동물들은 수컷을 아름답게 창조하셨지만 유독 인간만은 여성을 아름답게 창조하셨다. 그 여성들 중에 어려서부터 운동으로 다져진 무용수들은 더 아름다운 몸매를 가졌다. 화가 이병헌 교수는 무용수들의 초상화만 주로 그렸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이라면 아름다운 여성의 몸은 꽃이고 나무이고, 잘 익은 열매이다.
사실과 이상 중에 예술은 이상을 추구한다면 꽃을 그릴 때 사실처럼 그리기보다는 뭉개어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처럼 그리는 것이 더 예술적인가, 환상적으로 뭉개어 그리는 것이 더 예술 적인다. 어쩌면 예술의 가치 논쟁이 아닐까 한다. 고전주의 - 낭망주의 - 사실주의(자연주의) - 인상파(신, 후기) - 모스트 모더니즘 등이 결국 예술의 사실과 이상의 논쟁이었다. 여성의 몸이 '사실'이라면, 운동으로 잘 다듬어진 무용수의 몸은 '이상'이다.
화가 이병헌 교수가 무용수의 자태를 그리는 것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려서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동경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몸은 잘 다듬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꽃을 그려도 꽃송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리기 보다는 꽃송이를 뭉개어 전체적 아름다움을 추구했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사실'과 같지만 다가갈수록 뭉개진 그림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 어쩌면 무용수의 몸도 멀리서 보면 '사실'과 같지만 다가갈수록 그 부드러운 곡선은 '이상'이다.
화가 이병헌 교수는 어려서 밝고 환한 꿈을 꾸었다. 그림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가 어린아이릐 천진한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어린아이들은 빵강, 노랑, 파랑 원색에 가까운 색을 좋아한다. 풍선을 날려도 원색을 좋아하고, 사탕을 먹어도 빨간 사탕을 고른다. 작가의 그림 배경이나 무용수의 의상은 원색에 가깝다. 어려서 형성된 내적 자아가 즉 동심이 밝고 환한 것이다. 그 동신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어 그의 작품 전반에 투영되고 있다.
화가 이병헌 교수의 작품은 갤러리B(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5)에서 초대기획전으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화가이 사랑하는 여인, 특히 발레리나 연작들이 선보이며 틈틈이 그린 정물과 풍경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정밀화처럼 대상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다가가 보면 뭉그려져 있는 그림이 특이하다. 갤러리B에서는 늘 작직만 큰 전시를 하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을 유혹하고 있다.
전시날짜 : 2022.8.17(수) ~ 8.29(월)
전시장소 : 갤러리B(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5)
이병헌의 회화 : 그 진정성의 회복
https://www.youtube.com/watch?v=2PGOkfd1Z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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