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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지렁이 한 마리

원 시 인 2023. 9. 27. 04:37

[동시]

 

지렁이 한 마리

 

비 오는 날 출근길에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꿈틀

아스팔트 위 기어가고 있다

 

이따금씩 차가 지나가는데

길 건너편 꿈꾸며 바라던 세상

그의 여행 성공할 수 있을까

 

오십미터쯤 걸어 오는데

자동차 한 대 아무 생각없이

폭풍처럼 그리 달려갔다

 

유난히 넓어보인 바퀴가

내 가슴 위 자국 남기었다

나는 차마 돌아볼 수 없었다

 

詩 원 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