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가칼럼] 기업의 나눔이 미래교육을 움직인다 2024 빌려 쓰는 지구 스쿨-LG 생활 건강

 

기업의 나눔이 미래교육을 움직인다

– 기업이 함께한 ‘빌려쓰는 지구스쿨’ 사례를 중심으로 

 

    현장교사가 바라본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체험학습은 예산·안전·장비 문제로 늘 어려움이 따른다.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지만, 학교의 물리적·재정적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럴 때 외부 전문기관이 학교로 직접 찾아와 장비와 교구를 제공하고, 교사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고품질 수업을 함께 준비해줄 때 교육은 비로소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다.

    지난 6월 배화여자중학교에서 진행된 LG생활건강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바로 그 교육적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기업 연계 활동이 아니라, 인공지능·기후위기의 시대에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우는 학교–지역–기업 융합교육 모델을 구현해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는 “교육은 삶의 재구성이다”라고 말한다. 만약 교육이 학생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날 교실은 학생의 행동·습관·진로 감수성까지 변화시키는 ‘삶의 교육’ 그 자체였다. 본 칼럼에서는 현장교사의 시각에서 빌려쓰는 지구스쿨의 의미를 분석하고,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학교로 찾아온 최첨단 체험교육 – 거리의 제약을 넘어선 학습 혁신

    배화여중에서 진행된 수업은 디벗(Divut) 기기를 활용한 유튜브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물리적 거리가 있음에도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강사와 소통하고, 질문하고, 참여하며 수업의 흐름을 주도했다. 이는 기존 온라인 수업의 ‘일방향 전달’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이었다. 또한 기업이 보유한 전문 장비가 그대로 교실로 들어오면서 학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최첨단 체험을 그대로 경험했다.

    피부수분·모공 분석기기 활용, 메이크업 아티스트 실습 장비 체험, 조향 실험을 위한 향료·도구 세트 제공, 환경 미션을 수행하는 분리배출 체험 키트 등 학교 현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교육 도구들이다.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하듯 앉아 듣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실습하며 배우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본질’을 경험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미래학교 환경과 지역협력 연구」에서 “학교 혼자서는 미래역량 교육을 감당할 수 없으며, 지역 기반의 외부 전문 자원과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바로 이 연구를 현실에서 구현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의 핵심은 “기업이 교육 현장을 돕는 방식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후원금 몇 만원을 전달하고 사진 한 장 남기는 ‘전통적 기부’가 아니라, 기업의 전문성·기술·장비가 학교의 교구재와 융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유 교육 모델이었다.

 

   2. 친환경 습관부터 미래직업 탐색까지 – 자유학기제와 정확히 맞닿은 교육

    프로그램 구성은 자유학기제의 본질인 진로 탐색·체험 중심 교육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 첫째가 생활 속 친환경 실천 교육이다. 올바른 손씻기·세안·양치 교육은 단순한 위생이 아니라 환경 감수성 교육이었다. 정확한 세정 습관은 불필요한 제품 낭비를 줄이고,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키는 실천이다. UNEP(유엔환경계획)은 2023년 보고서에서 “일상적 소비 습관의 미세한 변화가 지구 환경의 변곡점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생활 속 행동의 변화이다.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바로 그 출발을 만들어 주었다.

    둘째로 진로 탐색을 확장하는 ‘융합 산업’ 체험이다. 화장품은 단순 소비재가 아니다. 과학, 기술, 마케팅, 디자인, 조향, 환경윤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융합산업이다. 마케팅 주니어 활동을 통해 브랜드 전략을 보고 화장품 연구원 체험을 통해 실험의 엄밀성과 창의성을 체감하고 조향사 직무 체험을 통해 향의 화학·예술적 세계를 경험했다. 학생들은 “이런 직업이 있었나요?”, “조향사가 되는 방법이 궁금해요”라고 질문하며 새로운 진로의 문을 스스로 열었다. 교육학자 프랭크 스미스는 『읽기와 쓰기의 이해』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을 발견할 때 진짜 배움이 시작된다”*고 했다. 지구스쿨은 학생들에게 ‘되고 싶은 사람’을 발견하게 하는 장이었다.

    셋째로 학생의 변화를 확인하는 과학적 피드백이다.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프로그램 후 설문과 행동 변화를 분석해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단순 체험행사에 그치지 않고, 체험 → 분석 → 피드백 → 역량 축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교육심리학자 바바라 프레드릭슨의 긍정심리학에 따르면 “긍정적 경험은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장기적 내적 자원을 구축한다.” 학생들의 웃음·열정·몰입은 곧 미래역량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3. 미래교육의 기준이 된 기업–지역–학교의 진정한 융합 

    미래교육은 교과 간 융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 간 융합, 지역 간 협력, 그리고 기업·지자체·학교가 함께 만드는 교육 생태계가 필수다. 배화여중에서 이루어진 구조는 다음과 같다. LG생활건강: 장비·전문 강사·교육 콘텐츠 제공, 사전/사후 변화 분석 및 성과 검증, 학교: 자유학기제 운영과 학생 중심 수업 구성이 협력 모델은 교육의 새로운 기준이다.

    빌 게이츠는 『누가 미래를 만드는가』에서 “미래는 기술을 나누는 사람들에 의해 창조된다”고 말한다. 기술을 소유한 기업이 기술을 나누고, 교육 현장은 그 나눔을 학생의 미래역량으로 전환한다. 이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이며, 진정한 의미의 교육 복지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교육 생태계’

  수업 마지막에 한 학생이 선생님께 와서 말했다. “선생님, 오늘 배우느라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진짜 빨리 갔어요!” 그 말은 교사에게 가장 큰 보상이고, 교육이 변화를 일으켰다는 증거였다. 인왕산 아래 배화여중의 교실에서 울려 퍼진 웃음과 춤은 그저 즐거움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장비 + 지역의 지원 + 교사의 수업 + 학생의 참여가 합쳐져 만들어낸 ‘교육의 기쁨’이었다. 교육철학자 자크 마리탱은 “교육은 공동체가 한 사람의 가능성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미래교육은 더 이상 학교만의 몫이 아니다. 학교–지역–기업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그 생태계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학생에게는 진로의 문을 열어주고, 학부모에게는 안전하고 의미 있는 교육을 보여주며, 교사에게는 더 깊은 수업 역량을 제공하고, 사회에는 다음 세대를 위한 나눔의 모델을 제시한다. 이제 우리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의 오래된 지혜를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기업의 나눔은 학교를 풍요롭게 하고, 학교의 성장은 학생을 변화시키며, 학생의 변화는 결국 사회의 미래를 밝힌다. LG생활건강 ' 빌려쓰는 지구스쿨' 프로그램으로 학교현장의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변화가 서울교육의 미래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로 더 크게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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