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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설 칼럼 안주선님의 글을 읽고

원 시 인 2010. 5. 24. 23:08
[중앙일보]

[내 생각은…] 교사들, 환경 탓 앞서 최선 다했나 살펴야

                               - 혜광고 교사의 글을 읽고 -

   11월 26일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혜광고교 교사의 글을 읽고 반대 의견을 올린다. 필자는 서울 답십리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아버지다. 유치원, 중1, 중3 아이를 두고 있다. 중1, 중3은 학교 공부만 하다가 최근 사설학원에 다니고 있다.

   우 교사는 교원들의 주당 수업시간이 초등학교 26.4시간, 중학교 19시간, 고교 17.4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엄청 높다고 하는데 필자는 너무 짧은 근무시간에 놀랐다. 교사도 근로자인데 일반인 기준, 주 5일 40시간 근무(실제는 훨씬 높음)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교사 1인당 학생수도 초등학교 26.7명, 중학교 20.8명, 고교 15.9명으로 대단히 높아서 학생 지도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는데, 70~80년대 학생 수 평균 60~70명 콩나물 시루와 같은 교실에서 공부했던 세대가 듣기에는 너무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이 정도 학급 수라면 선진국 수준으로 알고 있다. 우 교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소수 학생에 대한 통솔력이 부족하다면, 교원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일부 교사가 학생들의 어려운 질문에 간혹 “학원에서 해결하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우리 아이들이 현재 직접 겪고 있는 현실이다. 학교 중퇴 후, 검정고시나 대안학교로 향하는 일부 아이들과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부모, 학교장, 교육 관련 단체 등의 교원평가를 철저히 실행하여 무자격 교원을 걸러낸 뒤,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그런데 정부의 내년도 교원 정원 동결을 공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시키려는 일부 교사의 사고에 허탈한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일까?

   일선 학교 현장의 각종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고 불평하기 이전에 교사로서의 의무와 책임이 부족함이 없었나 하는 자성을 해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아이를 기르는 학부모로서, 또한 국가 교육을 걱정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교육현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려니 생각하시고 너무 허물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

안주선 학부모.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교육현장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중앙일보 12월 5일자 29면 오피니언에 실린 안주선 님의 글을 읽었다. '아이를 기르는 학부모로서, 또한 국가 교육을 걱정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교육현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려니 생각하시고 너무 허물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라고 했으니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해 감사히 여기고 웃어 넘기려다 그냥 웃어 넘길 이야기가 아니라고 사료되기에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안주선 님은 중1, 중3 학생을 둔 아버지라 하면서 혜광고 우 교사가 '교원들의 주당 수업시간이 초등학교 26.4시간, 중학교 19시간, 고교 17.4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엄청 높다고 하는데 필자는 너무 짧은 근무시간에 놀랐다.'고 했다. 그냥 OECD 통계 자료라 뭐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닌데 놀랐다고 하면서 '교사도 근로자인데 일반인 기준, 주 5일 40시간 근무(실제는 훨씬 높음)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안주선 님은 교육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주당 수업시간을 주당 근무 시간에 비교하고 있으니 말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 앞에서 수업하는 시간을 비교한 것인데 일반 근로자들의 주당 근무시간과 비교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격주제 토요휴업일을 운영하니 42시간이고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한다. 그러니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42시간중 26.4시간을 아이들 앞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안주선 님은 '교사 1인당 학생수도 초등학교 26.7명, 중학교 20.8명, 고교 15.9명으로 대단히 높아서 학생 지도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는데, 70~80년대 학생 수 평균 60~70명 콩나물 시루와 같은 교실에서 공부했던 세대가 듣기에는 너무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고 했다. 이 또한 놀랍다. 교사 1인당 학생수는 맡고 있는 담임반의 인원이 아니라 총 학생수를 총 교사수로 나눈 것이다. 현재 교실에는 35명 내외의 학생들이 있다. '70~80년대 학생 수 평균 60~70명 콩나물 시루와 같은 교실'이라 했는데 그 때도 1인당 학생수 비율로 나누면 40~50명은 되었던 것이다.
   안주선 님은 교사 1인당 학생수를 70~80년대 교실 학생수와 비교를 하고 있으니 또한 잘못이다. 비교를 하려면 같은 기준하에 달라진 정도를 비교하여야 함에도 단순히 숫자적 차이만 비교하여 마치 요즘 선생님들이 예전보다 상당히 편해진 교육환경 속에서 불평하듯 단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수 학생에 대한 통솔력이 부족하다면, 교원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불성설[語不成說]인가.
   셋째, 선생님들이 실력이 없다는 주장의 근거를 들기 위해 '아이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일부 교사가 학생들의 어려운 질문에 간혹 “학원에서 해결하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마 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초등학교 선생님이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일 수 있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분명 안주선 님은 그 이야기를 자녀들에게 들었거나 주변에서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쪽 이야기를 들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송구한 말이지만 그렇게 말한 선생님을 찾아가 그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냐고 확인하거나 어떤 이유나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아이들 말만 듣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한 쪽의 말만으로도 사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양쪽의 말을 듣고 판단해야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재판관이 원고와 피고의 말을 다 들어보고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에 판단을 내리는 이유나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중퇴나 대안학교로 가는 아이들이 교사들의 실력이 없어서 가는 것인 듯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현장에서 잘못하고 있는 교사들을 두둔하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아주 쉬운 자료를 보고도 오해한다는 것이 안타깝고 또 이런 글을 오피니언에 실어 공론화시킴으로서 현장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선생님들과 뒤에서 교육을 뒷바침하는 학부모님들이 갈등을 빚게 하는 일이 안타깝다. 안주선 님의 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는 감사드리지만 교육현장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선생님들의 사기를 저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