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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선생님' 사이(신문을 보고)

원 시 인 2011. 12. 21. 23:20

 

‘왕따’ 대전 여고생 자살..‘무대책 학교’ 해결책은?

                                                                     기사입력2011-12-21 15:43기사수정 2011-12-21 16:22

 

학교내 따돌림과 언어폭력으로 인해 지난 3일 발생한 대전 A모여고생(17)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억울하다며 일부 학생과 교사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21일 인터넷 공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살한 A여고생의 친척 오빠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힌 B씨(24)는 사촌동생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을 받은 뒤 자살했다고 글을 올렸다. 친척오빠는 피해자를 따돌린 학생들의 진술성와 전화 통화 내역 등의 증거물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촌여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학생들과 이를 방치한 교사가 처벌되길 원한다”며 사촌 동생이 자살하기 전 CCTV영상과 미니홈피를 공개해, 네티즌들이 가해자들에 분노하고 있다. 이같은 학교내 왕따 피해학생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밀한 관찰과 보호와 함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교육당국의 왕따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많아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보고한 ‘학교폭력, 따돌림 근절 대책’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왕따,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 정책과 연계하면서도 사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명지병원 정신과 관계자는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지 않도록 교사들이 도와야 한다"면서 " 학교에서 이들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을 강제로 끌어내면 오히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창피함이 덜하도록 천천히 교사들이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출처 : http://news.fnnews.com/view_news/2011/12/21/111221154043.html

 

 

'교사'와 '선생님' 사이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언론에서 '선생님'의 호칭을 '교사'라 하는 데에서도 선생님들의 권위가 떨어진다. 예전에는 선생님이라 했고 학부모들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호칭에서부터 존경의 의미가 담겼었다. 요즘 언론에서는 선생님을 '교사'라 한다.  '교사가 잘 해야 한다', '교사가 무능력하다'는 말에서처럼 '교사'라는 말이 일반화되어 '선생님'이라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 학부모도 '선생님'이라 하지 않고 '교사'라 한다. 교사를 교사라 하는데 뭘 그러느냐고 반문하겠지만 '교사'와 '선생님' 사이에는 엄연히 다른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학원 강사들은 '학원 선생님'이라 하고 학교 선생님들은 '교사'라 하는데 그 만큼 학교 선생님들의 존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언론에서 교사라는 말을 단순히 '선생님'이라는 명칭만 바꿔도 의미가 상당히 다를 것이다.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은 단지 많은 돈을 들여야만 가능한 일도 아니다. 교육에 나빠지는 것은 하루아침에도 가능하지만 좋아지는 것은 하루 아침에 후다닥 변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씩 천천히 좋아지는 것이 교육이다. 그러기에 학교 구성원과 학교밖 구성원들이 보이지 않게 협력하여야 그 큰 교육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이다. 거기에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선생님들의 사기를 돋우고 존중하는 표현을 써야 한다.

   '선생님'으로서 나는 부끄럽지 않고 아이들 앞에서 당당한데, 언론에서 짓찧는 '교사'로서의 나는 늘 부끄럽다. 학교를 나쁘게만 표현하고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표현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우습게 안다. 안 좋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그 책임을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돌리기에 급급하다. 그럴수록 선생님들은 더욱 움츠러들고 교육 현장은 피폐해 간다. 

   '선생님'들은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다스려 왔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역할을 지식의 전달자로 학원 강사들과 비교하는 사람들은 진정 선생님들의 역할을 잘 모르는 무식의 소치다. 교사의 업무를 단순히 보고 손발을 묶으려면 미국처럼 전문상담사와 지킴이와 경찰을 배치해야 한다. 그래도 학교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선생님들은 그 역할을 모두 감당해 왔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눈빛만 봐도 무슨 근심이 있는지, 누가 도둑질을 하고, 누구를 괴롭히는지 알았다. 청소를 안하고 도망치는 아이들을 혼내주었고, 숙제를 안해오면 손바닥을 때려서라도 공부를 시켰다. 친구들을 폭행하거나 몰래 담배를 피우고 가출을 하면 몸둥이로 때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교사'가 아닌 '선생님'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교원평가를 하고 학생 인권을 생각하여 체벌을 못하게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을 소신껏 지도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욕하고 덤벼도 선생님들은 피한다. 저희들끼리 도둑질을 하고 폭행을 해도 불러다 상담을 하고 부모를 소환하면 모두 자기들만 잘났다고 하고 선생님이 똑바로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위축된 선생님들은 차라리 못본척 할 때도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알려주어도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대처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그것이 빌미가 될까봐 선생님께도 말하지 못한다. 

   이제껏 선생님들은 비록 사회의 여러 편견으로부터 무시를 당해도 나름 스승으로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도해 왔다. 단순히 '교사'가 지식의 전달자라 한다면 '선생님'은 지식의 전달 뿐만 아니라 비뚤어지는 아이들을 일깨우는 스승으로서 역할을 감당해 왔다. 때론 형사로, 때론 판사로, 때론 변호사로, 때론 엄마 아빠로 자식처럼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 그런 나는 '학생'이라는 단어 대신 '아이들'이라는 단어를 쓴다. 

   지난해 수십 년 학교현장을 지켜 온 선생님들이 더이상 교직생활을 하기 힘들다하여 명퇴 신청을 했고 이제 학교를 떠난다. 명퇴 신청이 너무 많아서 다 받아 주지 못해 순번이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선생님들이 떠나면 젊은 선생님들이 들어오겠지만 아이들을 다루는 데는 젊은 선생님들이 더욱 힘들어 한다. 열심히 공부하여 선생님이 되었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무시를 당하고 밤엔 학교가 두려워 잠을 못 잔다고 한다.

   교육 정책론가들의 섣부른 교육 정책이 학교 현장에 쓰나미처럼 쏟아진다. 정신없이 일만하는 '선생님'들인데 언론과 똑똑해진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잘못하다고 질책하면 교육이 나아지겠는가.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다. 하지만 교사의 교권과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이대로 수년을 보내면 우리의 교육은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교육이 아니라 선진국이 손가락질 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실패 사례로 손꼽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아무튼 요즘 들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목숨을 끊는 일에는 '선생님'으로서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어느 세상이든 민초들이 살기 좋은 세상은 없었듯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을 풍요롭게 하지는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치고 일깨우겠다는 '선생님'들의 노력과 의지로 지켜온 것이다. 그럼에도 빈틈을 틈타 이아들이 고통을 당하고 목숨을 끊는다면 '선생님'으로서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기에 요즘 사건들에 대해 가슴이 무겁다.

   요즘 언론에서  '교사'라는 호칭을 '선생님'이라는 말로 바꾸어 다시 써본다. 기사 한 편에 5개의 '교사'를 '선생님'으로만 바꾸었는데도 기사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돈을 안 들이고도 교육을 살리는 길인데 언론과 학부모들은 왜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교사'라는 말로 못한다고 질책만 하지 말고 '선생님'이란 말로 존중하는 마음을 확산하는 것이 교육을 살리는 길임을 꼬집어 말해야만 알아듣는가. '교사'와 '선생님'이란 말 사이에서 아파하는 교육의 현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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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대전 여고생 자살..‘무대책 학교’ 해결책은?

                          기사입력2011-12-21 15:43기사수정 2011-12-21 16:22

 

    학교내 따돌림과 언어폭력으로 인해 지난 3일 발생한 대전 A모여고생(17)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억울하다며 일부 학생과 선생님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21일 인터넷 공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살한 A여고생의 친척 오빠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힌 B씨(24)는 사촌동생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을 받은 뒤 자살했다고 글을 올렸다. 친척오빠는 피해자를 따돌린 학생들의 진술성와 전화 통화 내역 등의 증거물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촌여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학생들과 이를 방치한 선생님이 처벌되길 원한다”며 사촌 동생이 자살하기 전 CCTV영상과 미니홈피를 공개해, 네티즌들이 가해자들에 분노하고 있다. 이같은 학교내 왕따 피해학생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밀한 관찰과 보호와 함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교육당국의 왕따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많아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보고한 ‘학교폭력, 따돌림 근절 대책’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왕따,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 정책과 연계하면서도 사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명지병원 정신과 관계자는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도와야 한다"면서 " 학교에서 이들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을 강제로 끌어내면 오히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창피함이 덜하도록 천천히 선생님들이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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