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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판매왕'의 비결: '04:45 기상, 07:20 출근'

원 시 인 2012. 8. 9. 10:55

 

뇌성마비 '판매왕'의 비결: '04:45 기상, 07:20 출근'

도어 투 도어 : 내가 빌 포터로부터 배운 10가지
셸리 브레이디 지음|장인선 옮김|시공사|248쪽|1만2000원


자기계발서들은 말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절망은 희망으로 가는 다리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때로 이런 말들은 공허하게 들린다. '끊임없이 긍정하기'는 사람의 본성을 거스르라는 '불가능한 명령'처럼 보인다.

그런데 1932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빌 포터는 달랐다. 그는 태어날 때 뇌 손상을 입어 뇌성마비 장애인이 됐다. 오른손을 못 쓰고, 등과 어깨가 굽었으며, 걷는 것도 불편했다. '좌절할 조건'을 풍부하게 갖춘 인생이었다.

하지만 포터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렵게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고를 졸업하고 다섯 달간 구직센터 앞에서 긴 줄을 섰다. 네 곳에 취직됐지만 모두 1~2일을 못 버텼다. 병원에선 약병을 깨뜨렸고, 대형마트에선 계산기 숫자를 잘못 눌렀다. 하지만 그는 최고의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끊임없이 취업을 시도했고, 마침내 기본급 없이 판매수당만 받는 외판원으로 취직한다.

그 뒤 24년간 포터는 매일 하루 8시간 이상 미국 서북부 포틀랜드의 주택가를 돌며 물건을 팔았다. 쓸 수 없는 오른손은 몸에 바싹 붙이고, 가방은 왼손으로 든 채 걸었다.

포터는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포터의 귀는 '노(No)'라는 고객의 말을 '더 유용한 상품을 보여주면 살 수도 있다'는 말로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포터의 뇌성마비가 하나님이 그에게 던진 최악의 '노'라고 해석했지만, 포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초인적인 정확성과 끈기는 그가 가진 최고의 힘이었다. 그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새벽 4시 45분이면 일어났다. 스스로 옷을 갖춰 입고 집안을 정리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7시 20분에 포틀랜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근처 호텔 벨보이의 도움을 받아 커프스 단추를 채우고 구두끈과 넥타이를 맸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자신의 부족함은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눈에 띌 뿐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생활용품 판매기업 왓킨스 프로덕츠의 최고 판매왕, 미 전역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유명인사가 된다. 신문과 방송, 영화와 강연을 통해 2000만명 이상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포터는 "인생에서 멈춤이란 없다. 앞으로든 뒤로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셸리 브레이디는 고교생 때 포터의 판매물품 배송 아르바이트를 했던 인연으로 20년 넘게 곁에서 포터의 일을 도왔다. 지금은 포터와 함께 강연도 다닌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다. "빌이 할 수 있다면 나도 못할 이유가 없다!"

 

출처: 조선닷컴 2011.5.14

원문 보기: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5/14/2011051400250.html?news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