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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다리로… 美대학 레슬링 챔프 우뚝 서다

원 시 인 2012. 8. 9. 11:03

한쪽 다리로… 美대학 레슬링 챔프 우뚝 서다

애리조나주립대 로블스, 대학선수권 57kg급 우승
왼쪽 무릎·발목으로 버티고 상체 근력으로 상대 압도… ESPN "불가능 없다 보여줘"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골반 아래쪽이 없었던 외다리 레슬러가 기적을 만들어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4학년 앤서니 로블스(23)는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레슬링선수권 57㎏급 결승에서 전년도 우승자인 매트 맥도너를 7대1로 꺾고 우승했다. 장애인 선수가 사지(四肢)가 멀쩡한 상대들을 줄줄이 꺾고 전미(全美) 챔피언이 된 것이다.

이날 결승전에서 로블스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두 다리로 버티는 일반 선수와 달리 로블스는 양반다리 자세에서 왼쪽 무릎과 발목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었다. 다리 힘은 부족하지만 벤치프레스 140㎏을 드는 상체 근력은 상대를 압도했다. 로블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ESPN 중계진은 "지금 이 선수는 이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州) 투산이 고향인 로블스는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아들의 한쪽 다리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로블스는 세 살 때 부모가 사준 의족(義足)을 일곱 살이 되던 해에 버렸다. 대신 목발을 짚고 동네를 뛰어다녔다.

로블스는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레슬링을 처음 접했다. 우연히 사촌형을 따라간 고교 체육관에서 레슬링 연습을 본 것이 계기였다. 로블스는 "농구·축구와 달리 일대일로 다투는 개인 종목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내 힘으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로블스가 레슬링을 처음 시작했을 때 동료들은 그의 처지를 딱하게 여겼다. 심지어 로블스의 코치도 로블스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동정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로블스는 9㎏이 넘는 모래주머니를 몸에 달고 훈련에 매진했다. 목발을 짚고 다니며 기른 강한 악력은 레슬링에 큰 도움이 됐다. 로블스는 고교 2·3학년 시절 96전 전승 기록을 세웠다. 급기야 일부 선수들이 "로블스는 한쪽 다리 무게만큼 상체 근육을 더 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불평할 정도였다.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한 로블스의 꿈은 'NCAA 챔피언'이었다. 그러나 로블스는 신체 구조 때문에 상대 선수보다 체력 소진이 많았다. NCAA 토너먼트에서 로블스는 2학년 때 4위, 3학년 때 7위에 그쳤다.

대학 졸업 후에는 은퇴할 생각이었던 로블스는 마지막이 될 이번 대회에 모든 것을 쏟았다. 지난해 36승 무패를 달린 로블스는 당당히 NCAA 토너먼트 1번 시드를 얻었다.

결승전에서 로블스가 승리하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인간 승리를 축하했다. 심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로블스는 균형을 잡기 위해 왼발로 껑충껑충 뛰면서 두 손을 흔들었다. 로블스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졸업 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출처: 조선닷컴 / 유튜브닷컴

원문 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21/20110321024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