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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시]사람의 향기(詩신호현)

원 시 인 2014. 8. 27. 14:05

[인생시]

 

사람의 향기

 

 

벌써 수년이 흘렀다

형님의 갑작스런 죽음이

내 가슴 찢던 아픔의 날이

 

어려서 가난했기에

4형제가 한 방 한 이불 덮고

먹을 것 나누며 함께 살았지

 

비록 형이었는데

자기 쓸 돈도 부족했을 텐데

동생에게 용돈을 주던 형님

 

세월의 물결 속에서

바삐 휘돌아 살다보니

결국 부음의 마침표 들었다

 

사람이 죽으면

사람의 향기가 난다는 것을

그 때 눈물 틈새로 보았지

 

형님이 큰 부자였거나

큰 명예 얻은 것도 아니고

높은 권력 가진 것도 아니었지

 

평범하고 왜소해 보였던

다만 가족들에게 친절하고

자신이 가진 것 다 나누었지

 

갑작스런 죽음 어찌 알았는지

장례식장에 조문객은 넘쳤고

형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지

 

형님의 영정을 보면서

수십 번 절하면서 우는 이가

한 둘이 아닌 것을 보았지

 

사람이 죽으면

미운 것은 다 가져가고

고맙고 미안한 것만 남는다는데

 

형님의 그 무엇이

그 아랫사람들을 그렇게

비통한 울음으로 몰아넣었을까

 

형님의 죽음에서

사람이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을 알았다

  

詩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