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교육]학교현장에 남교사가 필요한가(글-신호현)

원 시 인 2015. 9. 17. 11:21

[교육시론]

 

학교현장에 남교사가 필요한가

 

   요즘 신규 교사 가운데 남교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100명을 뽑아도 5명이나 될까. 그래서 서울시내 초등학교의 경우 남교사가 아예 없는 학교도 있다. 전통 사학인 서울시내 OO중학교도 남교사를 뽑은지 12년이 되었다. 막내인 남교사가 40세가 다 되어가도 남교사 선발은 예정에 없다. 교사 선발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교육청에 의뢰해 1차 시험을 5배수로 뽑으면 모두가 여교사들이다. 어느 사립학교에서는 남교사를 뽑기 위해 1차 시험에서 30배수를 뽑고 면접에서 점수를 많이 주어서 뽑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 현장에 남교사가 필요한가. 교사 선발권을 가진 사립학교에서는 왜 남교사를 무리하게 뽑아서 양성균형을 맞추려 하는가. 2004년 전체 교원 4만8,078명 중 여교사의 비율이 72.5%에서 2013년 80%에 이르렀다. 지난 10년 동안 여교사는 4,588명이 늘어난 반면 남교사는 2,499명이 줄어들었다. 2013년 현재 여교사의 비율이 유치원 100%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 약 85.6%, 중학교 74.4%, 고등학교 57.8%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학교현장에서 남교사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서울교대 박OO 교수팀이 조사한 ‘교원의 양성균형 임용에 관한 교육구성원들의 인식조사’에 의하면,  서울시 소재 초·중·고 교원, 학부모, 학생 1,056명을 대상으로 ‘남자 교원과 여자 교원의 비율이 다소간 균형있게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교원의 89.5%와 학부모의 87.1%, 학생의 63.5%가 찬성에 답했다. 또 교원과 학부모 1,999명을 대상으로 ‘남교사 할당제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은 결과 교원의 73.9%, 학부모의 80.6%가 찬성에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교내폭력, 안전사고 등 학생의 생활지도에 남교사가 필요하며 학교행정 및 관리업무에서도 여교사가 대부분인 학교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사임용에 여교사 비율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여성편향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교내 폭력 및 안전사고 등 학생의 생활지도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셋째, 같은 직장에 남여 비율이 편중되어 결혼 가능성이 떨어져 저출산에도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교사 비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학계에서 입을 모으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 

 

    남여교사의 비율을 조정하는 첫째 대안은 5,7,9급 공무원 채용시 적용되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교사 임용에서도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시절 군가산점제도로 남자가 공무원 채용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율로 채용되자 1996년부터 '여성채용목표제'가 실시되었고 2000년부터는 군가산점제도마저 폐지되어 여자공무원 채용비율이 70%를 넘게 되자 역차별이 되어 2003년부터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전환되어 남자 공무원 채용시 30%를 유지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런데 같은 공무원임에도 교육공무원인 교사들에게는 적용이 안 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잠정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 약칭 ‘AA')라 하여 고용상 성차별 해소 또는 평등촉진을 위해 특정성을 잠정적 우대하는 조치로 소수 민족과 여성에 대해 우선 임용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고용비율을 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기업에서 여성의 일정 비율을 채용 및 승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대학입시에서 지역균등 선발제와 국가유공자 자녀나 세월호 피해 학생 가산점 제도 등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잠정적 우대조치는 평등과 인권의 차원을 넘어서 정책적으로 비율을 조정하여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을 배려하다 보면, 어느 한쪽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겠지만 교육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진정 손해는 아니다.

    둘째 대안은 시험과목을 조정해야 한다. 교원 임용고시에서 대개 전공 80%와 교육학 20%의 비율로 1차 시험을 보는데 지금까지 남여를 떠나 객관적 입장에서 시험과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정작 1차 시험과목에서 전공과 교육학은 지극히 여성 편향적이라는 것이다. 주어진 과목을 외우고 서술형으로 쓰는 일은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잘한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에 따른 기능의 차이가 있는가 하면 뇌발달 시기에서도 기억, 사고, 성찰, 논리, 이성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 시기가 다르다. 암기와 논리적 사고, 글쓰기 능력에서 남여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1차 시험만으로 평등하게 선발되었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사관학교 선발시 남녀의 체력검정 기준에서 남여 다르게 정하고 있다. 이는 체력에 있어서 남여에 따라 능력이 다르다는 잘 아는 까닭에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다. 만일 남여 동시에 선발하는 직업에서 체력기준을 정해서 똑같이 적용한다면 눈에 보이는 현격한 차이로 불만을 제기하고 당장 개선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실시해 보면 수상자 20명 중 남학생은 1~2명에 불과하다. 이는 글쓰기 능력에서 여학생의 능력이 월등히 우수함에도 모든 백일장이나 논술대회에서 남학생을 비율로 선발하거나 채점 기준을 달리하지 않는다.

    교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전공과 교육학은 필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공과 교육학만으로는 교직 수행의 자격 요건을 다 갖추었냐고 반문하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는 없다. 교직을 수행하는 데는 바른 인성, 사랑, 창의력, 인내력, 도전력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힘을 쓰는 근력이나 체력을 요구하는 일도 수없이 많다. 그렇다고 임용고사 과목에 체력을 남여 같은 조건으로 넣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남여 성별에 따른 발달 구조의 차이를 인정하여 시험 과목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대안은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한창 공부하는 시기인 대학 2학년쯤에 군대생활을 2~3년 한다는 것이다. 대학 중간에 학업을 중단하고 오로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보면 머리속에 하얗게 포맷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대후 대학에 복학하려면 군대 갈 때처럼 복학 두려움까지 느낀다. 다시 공부 시작하고 2년만에 임용고시를 본다면 당연히 군대를 안 간 남학생이나 여학생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당당히 군복무로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돌아왔는데 정작 취업에서 밀린다면 누가 입대를 즐겨하겠는가. 

   우리나라는 휴전을 한 전시 상황이기에 일정 수 이상의 군인을 유지해야 한다.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모병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기에 남자들에 한해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군 가산점 제도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군대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책이다. 군 가산점제를 남자와 여자의 문제로 소극적인 싸움만 하고 있다면 이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줏대 없는 일로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고 미래는 밝지 못하다.

 

     잠정적 우대조치든 군 가산점제든 정책이란 때로 평등과 인권에 다소 위배가 되어도 더큰 안목(眼目)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남여교사의 비율을 조정하기 위해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교사 임용에서도 적용되고, 임용 시험과목을 조정하고, 군 가산점 제도를 부활한다면 교직에 있어 남교사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다. 지난 시절 지나치게 여성의 사회진출 비율이 떨어져 잠정적 우대조치의 일환으로 여성채용목표제가 실시되어 여성 비율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양성채용목표제가 실시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에 여초 현상이 심각하고, 미혼 여교사들이 급증하고, 저출산이 핵보다 무섭다는 것을 예감한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국가의 미래를 내다볼 때 양성채용목표제가 간절히 요구되는 데도 교육부에서는 방관하고 있다면 이는 분명 업무태만이다.   

    

* 파란색 부분은 지면상 축소할 때 삭제해도 좋습니다.
==============================================================
우리 학교엔 남자 선생님이 한 분도 없어요!!(헤럴드 경제뉴스)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서울교원 73.9% 남자교사 할당제 필요

초 중 고 교원 남녀 성비 불균형 심화(2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