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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시]고추 꼭지 하나(詩신호현)

원 시 인 2015. 10. 26. 14:01

[일반시]

 

 

고추 꼭지 하나

 

 

 

 

아침 일찍 신문을 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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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에 엎드려 날 기다린

고추 꼭지 하나

 

어제 저녁 시장 구석

아주머니 절여 무친 고추 반찬

맛있게 먹었는데

 

지금쯤

음식물 찌꺼기 속에서

어느 가축의 입으로 사라질 네 모양이

 

밤새 홀로 신문 보았는가

이미 널 떠난 몸뚱이 그리워

내 곁에 누웠는가

 

불러도 대답도 않고

꼼짝도 않는 너는

몹시도 화가 났구나

 

남편 죽인 선비 죽이려

여자로 변신하여 목 조르던

구렁이 전설처럼

 

밤새, 내 목을 조르며

통곡하였을 너의 한()

어떻게 풀어야 할까

 

어느 까치 선운사 종 울려

널 하늘로 보낼 수 있을까

고추 꼭지 하나야!

 

詩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