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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나도 너처럼(詩신호현)

원 시 인 2017. 1. 23. 23:42

[너희에게]

 

나도 너처럼

 

 

나도 너처럼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무늘보 나뭇가지에 오르듯

침대에서 쇼파로

쇼파에서 침대로

느릿걸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너처럼

 

스마트폰 게임하면서

올라가야 할 가지는 많고

가지마다 너무 높고 위험하다고

때로는 불평도 하고

때로는 원망도 하면서

시선 고정 눈을 뗄줄 모르는 너처럼

 

공부가 게임하듯

하고 싶고 재미 있다면

영양가 있고 가치가 있다면

종일 누워서도 하고

종일 걸으면서도 하며

애인처럼 생각하고 보듬는 너처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대충

책을 살 줄도 읽을 줄도 모르고

친구 만나도 건성

수업 시간에도 몰래

알아서 잘한다며 변명하는 너처럼

 

詩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