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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시]마징가제트(詩신호현)

원 시 인 2017. 1. 24. 09:38

[생활시]                                                     로보트 태권브이 보기

 

마징가제트

 

 

 

첨단을 살아가는 나는

21세기 인공지능 로보트

무쇠팔 무쇠다리 마징가제트

지구를 지키는가 망치는가

 

내 눈엔 백안의 레이져

내 입엔 가시폭탄 무한 발사

내 가슴엔 차가운 레이져빔

나를 대적할 자 누구더냐

 

낳아준 부모 점점 잊혀지고

날 가르친 스승은 사라지네 

세상이 유혹하는 대로 가고

기계처럼 먹고 마시곤 하지

 

나는 본디 따뜻한 인간이었지

사랑하면 끌어 안고 눈물 흘리는

설렘 기쁨의 유전자가 있었노라

아쉬움 안타까움도 있었노라

 

어렸을 때 고요한 음성 들었고

할머니의 고운 자장가도 들었노라

자작나무 푸르른 고향이 그립고

동요 함께 부르던 친구도 있었노라

 

내 손에 스마트폰 주어지고

그 똑똑함이 날 로봇 만들었다네

강한 유혹이 날 통째로 마비시켜

서서히 굳는 루게릭병에 걸렸다네

 

정의와 자유.. 질서와 평화.. 

지구 지키는 로보트 전사도

철이 없이 혼자서 날 수 없는

전두엽이 퇴화한 마징가라네

 

첨단을 살아가는 나는

21세기 인공지능 로보트

무쇠팔 무쇠다리 마징가제트

지구를 지키는가 망치는가

 

詩 신 호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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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해설]

    우리 인간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독서를 안하고 생각의 깊이가 짧아져서 즉흥적 반응으로 살아간다. 단순한 스마트폰 게임으로 전두엽 발달을 제어하기에 누군가 내 생각을 제어하면 금방 동조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마징가제트는 머리 속 전두엽 부분에서 철이가 조종을 한다. 철이와 마징가제트는 한 몸을 이루어 싸운다. 철이가 머리에서 분리되면 마징가제트는 스스로 행동하는 사고력이 떨어져 바보가 된다.  

    어쩌면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고력이 떨어지고 단순 반응으로 행동하는 우리들은 저마다 마징가제트가 아닐까 생각했다. 스마트폰만 없으면 안절부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마트폰 속에서 주는 단순한 정보에 빠져 판단하고 행동한다. 아니 판단이랄 것도 없다. 그냥 믿는다. 누군가 스마트폰 속에 거짓 기사를 올려도 그대로 믿는다. 게임의 가상 현실에 빠져 살고 스마트폰 네비 없이는 운전 길찾기도 어렵다. 좌로 가라면 좌로 가고 우로 가라면 우로 간다.

    부모도 잊어 가고, 스승도 사라진다. 스마트폰이 부모가 되고, 스마트폰이 스승이 되며, 스마트폰이 나를 조종하는 철이가 된다. 인간의 고도한 사고력은 점점 떨어져 스마트폰 인공지능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오히려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에서는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한다. 마치 신문의 새 정보를 안 보면 바보취급을 당했고, 신간 서적을 읽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했던 예전처럼 이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한다. 정작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삶이 마징가제트가 되는 삶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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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서 자꾸 로보트로봇(표준어)’로 바뀝니다. ‘스마트의 어감으로 그냥 로보트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