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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배명고 제9회 명정관악연주회

원 시 인 2019. 11. 9. 08:56

[배명고등학교]

 

2019 제9회 명정관악연주회

 

    배명고등학교라는 이름을 들으면 언제나 따뜻한 기운이 내게 스며온다. 집에서 몇 발자국 떼면 반가운 웃음소리가 교문 밖으로 달려나온다. 첫째는 배명고등학교 설립자이신 조용구 선생님께서 1934년에 광희문 배화여학교 분교의 경영권 인수하여 남녀공학의 배명고로 운영하다가 현재는 남자중고등학교로 발전하였기에 그 뿌리가 내가 몸 담고 있는 배화학원과 뿌리가 같다는 것에서 오는 따뜻함이다. 둘째는 배명고 앞에 서면 배명인들의 활기찬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울려나온다. 젊음의 기운을 인내하고 다독이며 푸른 세상을 향한 우렁찬 함성마구 외쳐와서 마음이 따뜻하다. 셋째는 서울시교육청 사업에 열심을 다하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교사연수를 통해 전파하는 멋진 친구가 교감으로 있어서 그렇다.

    지난 11월 8일 저녁에는 [2019 제9회 명정관악연주회]가 송파구민회관에서 있었다. 송파구민회관은 배명고 가는 거리에 절반이다. 친구의 초대를 받아 저녁을 먹고 달려 갔다. 명정관악연주회는 지난 2010년에 개설한 기숙형 생활관인 명정관에서 공부하는 인재들이 저녁 시간을 이용해 공부하는 틈을 내어 악기를 하나씩 익혀 관악협주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1년에 한 번씩 발표회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의미 있고 소중한 교육활동이다. 명정관악단의 수업을 지도하고 이끄시는 분이 이병언 선생님이시고 이번 연주회의 지휘봉을 잡았다.

    명정(明正)은 설립자 조용구 선생께서 1934년에 교육으로써 독립운동을 도모하실 때 "세상을 밝고 바르게 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배양명정(培養明正)에서 '밝고 바르게'의 명정(明正)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배명인들이 세상에 나아가 밝고 바른 인재로 사회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는 정신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학창시절에 큰 꿈을 갖고 공부했는데 세상에 나아가 사적, 물질적 이익에 빠지면 얼마나 추한 지도자가 되는가를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기에 많은 교육 선구자들은 일찍이 '배양명정(培養明正)'을 강조했기에, '배명(培明)'이라는 훌륭한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배명고는 예로부터 야구부가 있어 그 명성이 대단했다. 1963년에 창단한 배명고의 첫 전성기는 1972년으로 에이스인 김정남의 활약 속에 봉황대기 우승에 성공한 것이 시초였다. 2017년에 청룡기 우승, 2019년에 협회장기 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선두를 빛발하였다. 2010년에 명정관 기숙사 건립은 배명의 또 다른 도약을 예견했다. 그 결과 배명고는 2019 입시에서 서울대 4명, 연세대 8명, 고려대 13명, 카이스트·UNIST·DGIST·GIST 4명이 합격하는 등 송파구에 최적화된 고등학교로 자리매김하였다.

    필자는 수십 년 전 경기도 이천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멀리 시골에서 버스를 못타 아침마다 뛰어 다니고, 때로는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밤 12시에 자전거로 시골길을 다니면서 기숙학교를 간절히 소망했었다. 몇몇 친구들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였는데 무척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선생님이 되면 기숙형 학교를 만들어 저녁에도 같이 생활하면서 공부를 돕고 아침에 운동도 같이 하는 상상을 했었다.

    서울 중심에서 기숙형 고등학교가 왜 필요하냐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첫째는 매일 부모님이 태워다 주고 밤늦게 태워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균형있는 식단을 위해 기숙형 학교가 유리하다. 둘째는 학원 사교육에 고액과외를 받지 않고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스터디 클럽 활동, 진로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셋째는 명정관악단처럼 자신의 특기와 흥미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공부는 인생의 성공을 가져다주지만, 취미나 특기는 인생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관악연주회를 보는 내내 박병철 교장님과 강인환 교감님의 탁월한 교육자 정신과 지도력을 느낄 수 있었으며, 신나게 지휘하시는 이병언 선생님의 지도에 감동했다. 공부하기에도 바쁜 그 짧은 시간들을 쪼개어 이처럼 훌륭한 연주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교육에 대한 열정이 답이었던 것이다. 또한 훌륭한 연주로 학부모님들을 비롯 인근 지역주민들에서 연주회를 선사한 학생들에게도 감사하다.

   학생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그 수많은 음표들이 표현하는 몸짓들을 음악으로 재생시키는 능력에서 영재적 재능이 묻어나는 것이다. 하나님 주신 음악의 영감을 받아 음표로 그리는 일은 천재적 재능이고, 그 음표로 음악을 완벽하게 완성하는 일은 영재적 재능이다. 결국 예술의 하나인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영재의 길로 나아가는 일이기에 오늘 송파구민회관에서 있었던 제9회 명정 연주회는 실로 은혜로 키우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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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고]

명정인재의 꿈

 

      - 관현악연주회를 보며

 

악보 위를 춤추듯 걷는

너희는 명정의 젊은 마술사

세게 일류 도시 송파의 중심에서

오늘 그대들의 외침을 듣노라

 

외로운 인생의 먼 항해엔

드럼소리 울리는 수학의 바다

색소폰 메아리 드높은 국어의 산

그 사이를 지나는 트럼펫의 바람

 

어둔 세상을 밝혀라

더 많을 사람을 구제하라

음표는 찔리는 가시밭이 아니라

하늘나라 천사들의 날개였노라

 

세계 만국의 언어인 음악으로

하버드의 아이들과 만나 노래하고

소르본의 아이들과 어깨동무 춤추는

명정인재의 꿈이여 더 높이 날아라

 

원 시 인

 

 

 

 

 

 

 

명정연주회 간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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