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2010년, 아기 웃음소리

원 시 인 2010. 1. 5. 11:57

 


2010년, 아기 웃음소리



 

2010년,
수십 년 전 사라졌다던
백두산 백호랑이 다시 살아왔으니
백두대간 숨겨진 곳곳 발자욱 남겨라.
전설같은 기상으로 온누리 치달려라.

그동안 우리는
부지런한 소의 기상으로
인내하며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사랑하는 사람 멀리 눈물로 보냈다.
여기저기 솟는 아픔 가슴에 묻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나는 네가 네게 주어진
무거운 쇠사슬을 목에 걸고
죄의 바닷가 어슬렁거리는 것을
뒤켠 먼 발치서 숨죽여 보았다.

 

어둠에 늪 여울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네 형제 이웃을
외면하고 모른 채 지나거나
손가락 던지는 것을 보았다.

우리 밝은 새 해에는
스스로의 욕심을 펴기 위해
이웃에 아픔 흩뿌리지 말자꾸나.
잔잔한 어둠의 호수를 깨는
힘찬 돌팔매질을 하자꾸나.

우리 더 이상
네 잎 클로버 행운 찾기 위해
세 잎 클로버 행복 짓밟는
어리석은 춤을 추지 말자꾸나.

새벽 미명 속에서
펄펄 끓는 태양을 끌어올리는
어부의 해맑은 웃음을 기억하며
저마다의 마당 깨끗이 쓸자꾸나.

이제 닫힌 문 열려는 이에게
시뻘건 하늘이 화들짝 열리리니
우리 대한의 힘찬 맥박 들어올려
온누리 포효하며 내달려보자꾸나.
아기 웃음소리가 들린다.

    2009년 마지막 날을 보내며

 

 

 서울교육 2010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