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서촌]서촌 갤러리 B에서 지인숙 첫번째 이야기 작품전

원 시 인 2018. 12. 6. 05:59

 [서촌 갤러리]


서촌 갤러리 B에서 지인숙 첫번째 이야기 작품전


   순전히 퇴근길이었다. 길가 갤러리에서 해바라기 속 강아지가 '멍멍' 짖으며 나의 눈길을 끌고 발길을 끌었다. '아니! 서촌 입구에 이런 갤러리가 있었어?' 매일 다니는 길이었는데도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그래! 들어가 보자.'

  아하! 그랬구나. 원로화가 장부남 님이 제공하신 공간이구나. 프랑스 파리의 예술가들의 집합소가 '바투 라부아르'였구나. 피카소는 들어 봤다지.

 두 개의 눈- 파블로 피카소(詩신호현) 

 코엑스 미술전시]KIAF 2015 / ART SEOUL 

   그래 이 놈이었지. 퇴근길 바쁜 발걸음을 '멍멍' 짖으며 눈길을 끌던 놈.. 앙칼진 송곳니를 드러내며 내 바짓가랑이를 끌던 놈.. 나중에 들어 보니 작가님이랑 14년 함께하다 지난 봄 3월에 먼 길을 갔다는 그 놈이 해바라기 속으로 들어왔다. '너는 좋구나. 주인 잘 만나서 작품 속으로 다시 살아오다니.' 그 눈동자가 여전히 살아 반짝이는구나.

    자고로 예로부터 해바라기는 福을 상징하던데.. 돈을 불러온다는데 역시 들어서자마자 반긴 첫 작품이다. '뭐야! 꽃잎이 생생하네. 좀 마르긴 했지만 진짜 같아!' 난 노랑색을 좋아하는데 샛노랗다. 그래 바로 '띠지'라는 것이다. 이런 것으로 작품을 만들다니...

    작은 작품들이 모여 큰 작품을 이루고 있다. 마치 작은 꽃송이가 모여 꽃다발을 이루듯이.. 여시 띠지로 만든 작품들이다. 섬세하고 곱고 아름답다. 색깔이 그대로 꽃잎이다. 정 중앙에 자리하지 않아 살짝 부끄러운 듯 수줍다. 고개를 살짝 숙였으나 활짝 웃은 밝음이 들어온다. 이런 여인의 자태를 사랑한다. 

     '너는 가만히 있는데 나를 닮았구나. 해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언제나 밝은 미소.. 그런 삶의 태도는 누군가의 福이 되고 누군가의 돈이 되었으면 좋겠다.

    밝은 해바라기와 대비되는 분위기다. 이건 뭐지? 처음 보는 꽃이다. 히말라야 양귀비란다. 아하! 그 이름도 고운 양귀비꽃이란다. 꽃 중에 푸른 꽃은 거의 드문데 푸른빛의 꽃이란다. 새 중에 파랑새가 신비의 새이듯 꽃 중에 푸른 꽃 히말라랴 양귀비는 신비의 꽃이 아닌가. 어쩌면 작가는 그 빛에 감동되어 착품으로 만들었겠지. 그림 배경 따로 꽃 따로 작업을 해서 랑데뷰한 작이란다. 

   어라!~ 여기도 히말라야 양귀비다. 드물고 귀한 꽃이 여기 갤러리에 가득 피었네. 뒤에 하이얀 배경이 뭐냐고 작가님이 물으시더군.. '동굴 안에서 빛이 들어오는 밖을 내다본 풍경??' 어때 그럴 듯하지? 그런데 땡!! 눈쌓인 히말라야 정상이란다..

     눈 속에서 꿋꿋이 꽃잎을 틔운 히말라랴 양귀비란다. 누구나 실제로 가서 본다면 평생 잊지 못하겠지? 난 그림만 봐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히말라야 양귀비..

   다시 '띠지'다. 물 흐르는 계곡에 꽃이 피고 그 꽃들이 물 속에 비친 정경을 표현했단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띠지다.. 띠지로 이렇게 표현하다니.. 그림을 그리든, 종이접기를 하든, 詩를 쓰든 하나만 미치면 그 하나로 세상이 보인다.(원시인 어록, 그거 유식한 말로 一以貫之라 하지..) 지인숙 작가는 띠지로 세상을 본다. 물 속에 어른거려도 역시 띠지다. 

    얼마나 띠지에 미치면 길가에 가을 풍경도 띠지로 표현할까? 어떤 이는 '띠지에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답이다. 예술가는 띠지든 붓이듯 미치지 않을 바엔 손도 대지 말아야 한다. 가을풍경이든 겨울 풍경이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답은 띠지다. 마치 원시인이 통일에서 답을 찾듯... 

    띠지 하나로 작품을 만들어도 기법에 따라 표현은 다르다. 비틀고 접고 꼬고 휘고... 비슷한 말들이지만 표현되는 작품은 다르다.

    나도 여기 있어요!! 미처 소개하지 않은 작품들의 원성이 들려 단체 사진 찍듯...

    그석에 놓인 생화는 화려하고 고귀한 그림들의 자태에 눌려 구석에서 부끄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난 덩치가 큰 그림이 좋더라..

    띠지 첫 작품들이 들려준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역시 음악도, 詩도, 그림도 스토리가 있어야 해. '스토리텔링' 그게 답이다. 축하드리구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지만 큰 행복 전시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21세기 원시인)  

지인숙개인전-1.jpg


지인숙 : 종이사랑 대표

한국종이접기협회 회원



전시장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5     02-737-8574

전시회 기간 : 2018. 12. 05(수)~12.15(토)


원시인의 다른 글 보기 : 입체를 절규하는 평면의 몸부림 

                                   단원고 빈하용의 서촌갤러리 전시

지인숙개인전-1.jpg
7.84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