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신년시: 빛의 날개로 솟구쳐라(신호현)

원 시 인 2006. 1. 6. 20:54

 

<<신년시>>

 

빛의 날개로 솟구쳐라

 

                시인 신 호 현

 

날마다 저녁에 진 태양은

하룻밤을 잠들고 다시 뜨지만

해마다 세모(歲暮)에 진 태양은

풀무 목욕하고 새로 태어나니라

 

여보게 그대들이여

지난날의 아픔 간직했는가

서러운 한(恨) 가슴에 품었는가

아픈 상처로 태산 넘기 힘드니

새 구름으로 감싸고 동여매자

 

새 희망의 태양은

불의(不義) 앞에 꺾이지 않으리니

민족의 얼을 주섬주섬 이어 엮어

활활 타는 모닥불을 지펴보자

 

한반도 어디를 누워도

정겨운 내 땅 내 님인 것을

낯선 이도 알고 보면 이웃인 것을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여보게 친구들아

우리 한 번 사랑으로 살아보자

이웃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꿔보자

넘어진 친구 일으켜 어깨동무 달려보자

 

아! 개짓는 소리가 들린다

그대 어둠의 눈빛을 거둬라

그대 절망의 눈물을 거둬라

이제 새로운 태양이 솟아올랐다

새 역사의 무대가 열렸다

 

산들아 푸르른 들아

미물 잡초도 모든 생명들도

새 태양 받아 춤을 추거라

새 하늘 향해 움추린 날개를 펴라

 

치유되지 않은 그늘이

그대를 힘들게 하더라도

찬란한 빛이 어둠을 이기듯이

그대 빛의 날개로 솟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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