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빛의 날개로 솟구쳐라
시인 신 호 현
날마다 저녁에 진 태양은
하룻밤을 잠들고 다시 뜨지만
해마다 세모(歲暮)에 진 태양은
풀무 목욕하고 새로 태어나니라
여보게 그대들이여
지난날의 아픔 간직했는가
서러운 한(恨) 가슴에 품었는가
아픈 상처로 태산 넘기 힘드니
새 구름으로 감싸고 동여매자
새 희망의 태양은
불의(不義) 앞에 꺾이지 않으리니
민족의 얼을 주섬주섬 이어 엮어
활활 타는 모닥불을 지펴보자
한반도 어디를 누워도
정겨운 내 땅 내 님인 것을
낯선 이도 알고 보면 이웃인 것을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여보게 친구들아
우리 한 번 사랑으로 살아보자
이웃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꿔보자
넘어진 친구 일으켜 어깨동무 달려보자
아! 개짓는 소리가 들린다
그대 어둠의 눈빛을 거둬라
그대 절망의 눈물을 거둬라
이제 새로운 태양이 솟아올랐다
새 역사의 무대가 열렸다
산들아 푸르른 들아
미물 잡초도 모든 생명들도
새 태양 받아 춤을 추거라
새 하늘 향해 움추린 날개를 펴라
치유되지 않은 그늘이
그대를 힘들게 하더라도
찬란한 빛이 어둠을 이기듯이
그대 빛의 날개로 솟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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