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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고담동 마을 관통로의 교통사고

원 시 인 2010. 2. 22. 22:43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고담동 마을 관통로의 교통사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천에서 자라 서울에서 교직을 하고 있는 신호현입니다. 이천은 저의 고향이자 저의 자랑입니다. 부모 형제가 살고 있어 자주 내려가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이천의 발전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대로 농촌의 모습이었지만 하루 다르게 변화 발전하는 모습에서 고향은 아득히 꿈속 그리움으로 사라져가는 느낌입니다.

   고향에 갈 때마다 안타까운 사건 소식을 듣는데 다름 아닌 고담동 마을길에 잦은 교통사고로 사망 또는 중상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3개월 전인 2009년 11월에는 작은아버님(신장균 씨)이 자동차에 치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명절이라고 내려간 지난 2010년 1월에는 다시 이정수(고담동 거주)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쳐 중상으로 중환자실에 있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지난 작은 아버님 사고 때는 경황이 없어 미처 민원을 올리지 못했고, 그 때 경찰관의 말로는 고담동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줄 것이라고 말했기에 기다렸는데 다시 가 본 고담동엔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또다른 교통사고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시청 교통과나 경찰청에 대해 심히 상심하였습니다. 인명을 우선으로 해야할 교통정책이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 없고 사고는 진행형으로 또다른 마을 사람들의 생명을 노리고 있습니다.

   저는 고담동에서 작은집을 가거나 교회를 갈 때면 10분 이상 서 있어야 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시속 60킬로 도로에 80킬로 이상의 속도로 끊임없이 달리는 차량들의 행렬이 끊어지길 기다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길을 건너지도 그리 어렵거늘 동네에 대부분 사람들이 어르신이고 몸이 불편하셔서 길을 건너는 길은 죽음을 건너는 만큼 어렵습니다.

   위의 두 사건 외에도 2007년 경에 이은수 씨(고담동 거주)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완치가 안 되어 정상 활동이 불가하기에 요양원에 있습니다. 2005년 경에 방광호 씨(역시 고담동 거주)도 뇌를 다쳐 정상 활동이 불가하여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2002년 경에는 단월동에 사는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고, 친척 동생도 10여년 경에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이 예들은 중상 이상의 사고들이고 다쳐서 부러지거나 하는 사고는 아주 빈번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천시 교통과에서나 경기도 경찰청에서는 그 흔한 "사고 많은 곳"이라는 간판 하나 없습니다. 동네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가 500미터나 되는데도 횡단보도는 세개 뿐이고 신호등은 하나 있는데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계속 이어지는 차량행렬을 끊어주는 곳이 없습니다. 동네 한 가운데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속도를 측정하면 거의 대부분의 차량이 과속으로 걸릴 것입니다.

   언제까지 조용했던 마을 한 가운데서 죽고 죽이는 킬러 게임을 계속할런지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나몰라라 정책이 아닌 사람 살리는 교통정책을 펴주실 분이 누구 없나요? 많은 동네 사람들은 시장님께서 연두 순시 때 건의해서 해결해보겠다며 시장님의 배려를 기대해 본다지만, 이게 시장님 한 분의 힘만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인가요?

   저는 첫째, 우회도로를 건의합니다. 윗동네 단월동이나 아랫동네 장록동은 벌써 우회도로가 나서 그리 큰 사고가 없습니다. 단월동의 넓은 도로에서 달리던 차량들은 고당동 동네길에서도 당연히 달리는 것입니다. 우회도로는 고담동을 사람 죽이는 동네에서 사람 살리는 동네로 바꾸어줄 것입니다. 이는 예산이 많이 드는 문제이니 그동안 고담동에서 일어난 사고를 조사하여 경기도와 협의하여 해결하는 것입니다. 단월동에서 복하천 제방뚝을 타고 장록동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둘째, 과속카메라 설치입니다. 우회도로가 없는 고담동에 빈번한 과속을 잡기 위해서는 차선책으로 과속 방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단월동에서 들어오는 횡단보도는 그 색깔도 지워져 흐리합니다. 횡단보도를 다시 긋고 과속신호위반카메라를 설치하면 카메라 앞에 차량들은 신호를 철처히 지킬 것입니다. 그리고 장록동에서 들어오는 신호등에도 과속신호위반카메라를 설치하면 차량의 흐름을 끊어줄 것이기에 마을 사람들이 길을 건널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로 과속방지턱입니다. 아주 소극적인 방법이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면 이 방법이라도 반드시 써야 합니다. 과속 방지턱을 최소 2군데 설치하고 가짜 노란선 과속 주의선이라도 그려야 합니다. 혹자는 군사도로 문제로 가속 방지턱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하는데 분명 장록동에는 과속 방지턱과 신호등이 있습니다. 같은 지방도로인 백사면 가는 길에는 과속방지턱이 몇 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되는 쪽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해서든 설치되고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안 되는 쪽으로 생각하면 어떤 이유나 근거를 들어서라도 설치 안하고 방치하여 사고는 계속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저는 교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늘 희망을 가르칩니다. 그러기에 이 글을 읽고 어떤 힘을 써서 마을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계신다면 적극적으로 힘을 써야 합니다. 세월은 빨라 베풀 수 있는 기회도 속절없이 지나게 마련이니까요?

   고담동은 저의 고향이고 속절없이 죽어나가는 분들은 내 형제 친척 동향인입니다. 저도 3년 전에 바로 위에 형님을 교통사고로 잃었습니다. 인생이 교통사고만큼 속절없는 것이 또 있을까요?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영원한 이별을 한다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입니다. 그런 고통이 고담동에서는 자주 일어나고 있기에 이렇게 민원을 올립니다. 하루 빨리 죽음의 그늘을 거두어낼 크고 따스한 손길을 기대합니다.

 

                                                            2010년 2월 22일

 

                                                        서울에서 신호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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