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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사에 대한 반론의 글

원 시 인 2010. 3. 16. 21:31

“교직 철밥통 깨야 공교육 질 높아져” [중앙일보] 08.2.28일자

교육강국실천연합 출범

‘자율과 경쟁’을 핵심으로 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뜻을 같이하는 ‘교육강국실천연합’(이하 교실련)이 2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상임대표를 맡은 장호완(사진)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획일적인 교육정책과 시대착오적 이념교육으로 교육현장은 심각한 혼란과 위기에 직면했다”며 “획기적인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민주화와 자율이란 미명으로 교직은 자기 보호적인 울타리를 과도하게 쳐왔다”며 “이를 깨야 교육 선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교직의 철밥통’을 깰 각오를 해야 공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글로벌 경쟁 시대에 국민에게 생존 능력을 갖추게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실련은 대학총장 출신, 현직 학교 교장·교사, 기업인을 포함한 각계 인사 13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교실련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비판과 견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노필 기자
 
 
 

                                 교육 개혁정책은 신중해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배가 아프다고 들어온 환자에게 배가 아프니 배를 갈라서 아픈 곳을 도려내야 한다며 칼을 들이대는 의사들이 있다. 환자는 의사의 말을 따라야 하니 수술대 위에 눕기는 하겠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수술대 위에선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새로운 교육정책이 쏟아져 내릴 것이다. 힘들었던 지난해의 입시와 교육제도 앞에서 교사들은 정말 힘들었다. 교육 정책을 바꾸고 일선 현장에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교육 행정가들이다. 교사들은 일선 현장에서 장군의 명을 받아 죽기로 싸우는 병졸들이다. 교육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이 일선 현장에는 태풍으로 불어온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2월 28일자 사회면에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뜻을 같이한다는 ‘교육강국실천연합’의 출범 소식을 보았다. 상임대표를 맡은 장호완 서울대 교수의 “교직 철밥통 깨야 공교육 질 높아져”라는 호언장담(好言壯談)을 들었다. 공교육의 질이 떨어진 것이 교사들이 자기 보호적인 울타리를 과도하게 쳐 온 철밥통 때문이라는 발언이다.

   옛말에 ‘동냥은 안 해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 교사들의 밥통이 철밥통이란 말인가? 그럼 교수들의 밥통은 ‘황금밥통’이란 말인가? 교사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감축시킬 때도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앞장섰다. 그래도 교사들은 ‘왜 교수들의 정년은 감축하지 않는가.’ 따지지 않았다. 교수가 교사를 비하하고 다시 교사가 교수를 비판하자는 논리가 아니다.

   교육은 뜨거운 감자다. 많은 대통령들이 입각을 하면 제일먼저 손을 대는 것이 교육이다. 보기에는 가장 문제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를 가져오기 가장 어려운 것이 교육이다. 교육이 어려운 것은 모든 교육 조건들이 집약된 결과로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맛있게 보인다고 섣불리 삼켰다간 속이 뜨거워 눈물을 찔끔 흘리게 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장군으로 남는 것은 정말 백성들을 사랑하는 그의 인간성 때문이리라. 장군이 병졸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을 때 정작 병졸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을 잘못 이끌고 그에 따라 죽기로 싸운 병졸들에게 ‘너희가 배불러서 싸우질 않았기 때문에 싸움에 졌다.’며 밥그릇을 빼앗으려는 우를 범하는 무리가 있다.

   정부가 바뀌면 바뀐 정부에 정책에 웃보이려 몇 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고 대표를 맡고 큰소리치는 자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그런 사람들이 인재로 발탁되어 교육을 망쳤을지 모르지만 이번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국민들의 뜻은 경거망동하는 자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고 정말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 바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몇 교육론가들의 말도 중요하지만 교육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 속에서 화합을 찾아 함께 가는 변화를 모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 속에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이다.

   이제 새학기가 돌아왔다. 선생님들은 새로운 아이들을 맞아 열심히 교육현장을 일궈갈 준비가 되었다. 그런 새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말은 삼가야 한다. 더욱 잘 가꿔진 새 교실에서 새로운 기자재들을 가지고 과거 훌륭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새 대통령을 바라보며 새 희망을 가르치는 교실을 꿈꾼다.



                                        배화여자중학교 교사 신 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