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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독서문학반 작품(시+수필)

원 시 인 2019. 6. 19. 13:28

2019 독서문학반 작품(시+수필)


TV 브라운관

  

                   신지예


나보다 나이를 더 먹은

브라운관 TV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빠르게 달릴 때

할아버지는 느리게 달리고 있다.


브라운관 TV가 있는데,

어느 순간, 빠르게 달리고 있다.



여름

                  신지예


축축해

더워

싫어

너 때문이야


시원해

예뻐

너야

너 덕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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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미소처럼


   송이현


꽃이 미소를 짓고 있네

꽃의 미소에는

비와 태풍

햇살이 들어있구나


꽃이 거친 바람에도

꿋꿋하게

나를 맞아주네


꽃이 미소를 짓고 있네

꽃의 미소에는

비와 태풍

햇살이 들어있구나



위대한 영웅


송이현


사과처럼 빨간

소화기


작은 몸으로

거대한 불을

집어삼키고


많은 생명들을

살리네


작은 몸이어도

거대하고

위대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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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조각


                   이태은


깨졌다

내가 깨졌다


거울속에는 내가 있고

나는 거울 속에 있다


그깟 깨진 거울조각 때문에

시퍼런 피가 난다


나는 거울이 싫다

나는 내가 싫다



구름


                 이태은

나는 지금 구름이 되어 빗물을 가득 머금고 있다


구름 속에서

번개가 떨어지고

소용돌이가 치고

물보라가 넘치고


머리속이 어지럽다

마음이 어두워지고 어두워져서

시커먼 먹구름이 되었다

하늘은 밝은데 나는 그 반대다

어서 빨리 비를 내버려야지

투두두둑

비가온다

마음이 깨끗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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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김민율

지우개는 노에다.

지우기 싫은 글자도

지우고 싶은 글자도

몸을 불태우며 지운다.


주인이 심심할때는

몸이 뜯기고

콕콕 박힌다.


지우개는 주인의 노예다.


괜찮아?

김민율

'괜찮아?'

이 한마디가

날 얼마나

울컥하게 하는지


'어 괜찮아'

이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말이 숨겨져 있는지


'나 안 괜찮아

힘들어

도와줘'


한번만 더 물어봐줘

'너 진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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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문

            정희원


초록문에 감정을 넣어본다.

초록문은 초록색

내 감정은 파란색

하지만 초록문은 내 감정을 다시 빼낸다.

초록물과 내 감정은 기름과 물처럼

서로 섞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양고추 크림 파스타

                     정희원


종소리가 울리자

우리는 급식실로 간다.


오늘에 메뉴는 바로

청양고추 크림파스타!


먹기에 아까워서

반찬만 다 먹으니


면이 퉁퉁 불어버렸다.

먹다 남긴 크림 파스타는

자신에 친구들과 같이 버려졌다.


아깝다!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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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외국인으로

                             유선우


지금의 난

못난이 호박


울퉁불퉁 겉껍질에

뚱뚱하기까지 해


다음 생엔

외국인으로 태어나

귀여운 호박이 되어야 겠어



오리 발

                              유선우

엄마

오리발 사주세요


응?


티비에서

오리발이 있으면

앞으로 더 잘 나아갈 수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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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김예은

어둠이 내려앉은 깜깜한 바다를 지키는 등대

깜깜한 바다를 혼자 환히 밝혀주니

내마음도 환해진다.


드디어 등대가 기다리던 손님들이 왔다.

등대는 손님들이 안전하게 들어올수있도록

더환하게 비쳐준다.



소나기

김예은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내 몸을 적신다.

조금씩 조금씩 추워진다.

타박타박 걸으며 빗소릴 듣는다.

조금뒤 무지개가 얼굴을 붉히며 모습을 드러낸다.

내 마음도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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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박서영


푸른 하늘은

언제나 드높지만


가끔씩 하늘은

거대라고 무거우며

파아란 천막 같기도 하다


천막이 걷혀질 때에

마음은 푸르게 타오르며

눈동자에는 파도가 보인다


하지만 이내 보이는

거대하고 무거운

검은 천막에

다시 눈을 감는다


우연의 과정

                박서영

우연에도 과정이 있다


우연히 생명을 받아

우연히 감정을 배우고

우연히 일상을 벗어나다

우연히 한계를 깨닫고

우연히 일상으로 되돌아 간다


그렇게 우리는 우연의 과정에서

우연히 생명을 반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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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윤


삶이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슬퍼하거나 화내지 마라


힘든 날을 참으면

기쁜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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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같은 내 얼굴

                             신정윤

 사과 같은

내 얼굴


내가 봐도

남이 봐도


사과 같은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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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이보혜


밤하늘을 우러러 바라본다

마음을 나누는 이들과 함께


몇 억개의 별들일까

저 은빛으로 빛나는 자그만한 것들은


누구를 미소짓게도 하고

누구에게는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대체 별들은 어떤 존재이길래

사람을 이런 저런 방법으로 움직일까


어떤 존재이길래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걸까?


멀리서 빛나는 저 별들은

나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


단지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한순간의 선물...



학교생활

                             이보혜


기억을 되사려 본다

옛날에도 그랬던가?


그래


있었지

그땐


이곳에 오고 나서는

다른 희망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젠 그 희망마저

스트레스의 주범인이 되어버리고


그 트레스로 인해 더 스트레스를 받고


이젠 정말 아무것도 의지하기 싫고

의지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