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세상/◈글모음◈

아! 숭례문이여

원 시 인 2010. 3. 15. 21:23

 

 

 

아! 숭례문이여

겨울이 물러가다 되돌아선

검은 태풍이 일던 그 곳은
서울의 한복판이었다.


 

돌 제단에 누워
이 생에서 마지막 불꽃을 받아
하늘로 오르는 거룩한 승천식


그리 매섭도록 무관심하던
차가운 눈길 속에서 마침내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육백년 도읍을 자랑하며

멋드러진 자태로 뽐내던 기상

민족의 한을 우려 안은 당신은

어린 백성들의 어머니였다.


인간의 육십 평생

열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못 다할

당신과의 모질고 질긴 인연은

하루 아침 허망한 통곡이었나.


모진 바람 맞고 서서

아프면 아프다 말하지 않고

외로우면 외롭다 더욱 침묵하던

당신은 그렇게 살아왔구나.


오늘 당신은

친 낭도의 칼에 스러진

당당한 국모의 자태였으며

삼전도 굴욕을 당한

인조대왕의 눈물이었다.


역사는 물처럼 흘러

망각의 강을 건너겠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선명해지는 건

안타까운 그리움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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